5일 국무조정실 등으로부터 새해 첫 업무보고를 받은 박근혜 대통령이 작년 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 선보였던 장문의 ‘깨알 같은 지시’를 다시 쏟아냈다. 이날 모두발언만 따져도 원고지 35장 분량, 글자 수로는 5600자에 달한다.

박 대통령은 특히 각종 비유법을 동원해가며 그동안 강조했던 규제개혁, 비정상의 정상화 등 국정철학의 중단 없는 실천을 당부했다. 규제개혁과 관련, “올해 정부 모든 부처가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과제가 과감한 규제개혁”이라며 “꿈 속에서 꿈까지 꿀 정도로 (규제개혁을) 생각하고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규제개혁과 관련한 사이트를 만들 것을 즉석에서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정부가 노력을 해도 현장에서는 어떻게 됐는지 일일이 다 알 수가 없다”며 “중소기업이든 소상공인이든 누구든지 규제가 아직도 고쳐지지 않고 있다든가, 법이 통과됐는데 오히려 이런 점이 불편하다는 게 있다면 곧바로 사이트에 올려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규제 관련 사이트를 총리실이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비정상적 관행의 정상화를 언급하면서는 “국무조정실에서 선정한 80개 비정상의 정상화 과제가 뿌리 뽑힐 때까지 끝까지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며 ‘진돗개 정신’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불독보다는 진돗개가 한번 물면 살점이 완전히 뜯어져 나갈 때까지 안 놓는다고 한다”며 “진돗개 정신으로 한다는 각오로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정과제 관련 법안의 국회 처리 중요성을 설명하면서는 ‘퉁퉁 불어터진 국수’에 비유했다. 박 대통령은 “작년에 국회에 제출한 국정과제 법안의 절반 가까이가 아직 통과되지 못하고 평균 300일 이상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며 “국수는 따끈따끈할 때 먹어야 소화도 잘 되고 맛도 있는데, 시간이 한참 지나 퉁퉁 불어 터지면 누가 먹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시행하려는 정책도 제때 통과돼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주거비와 사교육비 부담 해소를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자 한다”며 “공교육 정상화법이 하루빨리 처리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