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랍사건 해결 위해 현지 급파된 김병권 코트라 상임이사 인터뷰

"리비아 정부가 이번 사건을 자국 내 치안 유지의 가늠자로 판단하고 사태 해결에 적극 협조한 것 같습니다."

한석우 트리폴리무역관장 피랍 사건 해결을 위해 현지에 급파된 김병권 코트라 상임이사(전략마케팅본부장)는 23일 한 관장이 무사히 풀려난 뒤 가진 전화인터뷰에서 구출 당시 긴박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김 이사는 "이틀 전 트리폴리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이 사건이 어떻게 전개될지 짐작조차 할 수 없어 모두가 긴장했고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크게 우려했다"며 피랍 직후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리비아 정부가 사건 초기부터 한국 정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전면에 나서면서 '잘하면 되겠구나'라는 희망이 싹텄다.

김 이사는 "리비아 정부가 납치범에게 돈을 주는 선례를 남길 경우 향후 치안 확보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안다"며 애초부터 몸값 지불은 선택사항이 아니었음을 내비쳤다.

리비아 정보부가 실행한 마지막 구출작전은 한 관장의 안전 확보가 확실하다고 판단한 순간 전격적으로 이뤄졌으며, 범인들이 도망할 의지를 잃고 순순히 자수해 물리적 충돌없이 안전하게 한 관장을 데려올 수 있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김 이사는 "구출된 뒤 처음 마주한 한 관장은 피곤해 보였지만 건강 상태가 상당히 양호해보였다"며 "납치범들이 나중에는 심하게 대하지도 않고 자신도 그들과 대화를 많이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한 관장이 트리폴리무역관에서 계속 근무할지에 대해서는 "현재는 위험에 노출돼 있고 치안 상황도 좋지 않아서 코트라 본사와 협의해 차후 결정할 것"이라며 "일단은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가 안정을 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lu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