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위스 경제인포럼서 양국협력방안 강조
정상회담 연계된 부품소재 공급 양해각서 등 9건 체결


스위스를 국빈 방문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중인 양국의 글로벌기업들이 서로에 대한 투자와 협력을 확대하고 제3국 시장으로의 공동진출을 모색하는 것이 양국 경제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베른 시내의 한 호텔에서 이코노미스위스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공동 주최한 한-스위스 경제인 포럼에서 한 기조연설에서 "한국에 대한 투자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스위스 중소기업들에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또 "한국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동남아 국가들과 이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고 중국과도 FTA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스위스 중소기업들이 이들 거대시장으로 진출하는데 한국은 좋은 교두보가 될 것"이라면서 적극적인 대한(對韓) 투자를 요청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한국과 스위스처럼 부존자원이 없는 국가에서 창의력과 혁신은 최적의 성장동력"이라며 '창조경제'를 매개로 한 양국간 협력을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스위스는 화성 탐사선에 달린 핵심 모터를 생산하고 세계인이 사용하는 볼펜에 내장된 볼의 90%를 만들 정도로 정밀기계와 화학, 의약품, 농업 등 분야에서 세계적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고, 한국 역시 전 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3분의1, 선박의 36%, LCD 모니터의 44%를 차지하는 등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이러한 양국의 강점과 창의력이 융합된다면 새 성장동력이 탄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저의 방문을 계기로 다양한 협력사업들이 구체화돼 서로 다른 아이디어와 문화, 기술과 산업이 만나는 창조적 융합이 가시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 구현도, 교역과 투자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 부존자원이 없는 양국에 사람은 가장 중요한 자원"이라며 "양국은 일찍부터 국가발전을 선도할 인재를 양성하는 고유의 교육시스템을 발전시켜 왔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스위스는 기업과 학교, 정부가 협동해 학생들에게 산업현장에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제공해주는 교육시스템을 통해 세계 1위의 인적자원 경쟁력과 혁신역량을 자랑하고 있다"며 "저는 내일 오래전부터 명성을 들어온 한 상공업직업학교를 방문해 세계 최고의 인적자원을 양성해낸 스위스의 교육시스템을 직접 보고 들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양국 기술전문인력 양성기관은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해 인적교류와 정보공유 등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앞으로 한국과 스위스가 교육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해 나간다면 공동발전의 미래를 열어가는 좋은 토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디디에 브루크할터 스위스 대통령과 요르그 알 레딩 주한 스위스 대사 등 스위스 정부 관계자를 비롯해 하인즈 카러 이코노스위스 회장, 레모 뤼돌프 ABB 스위스의 최고경영자, 마틴 젠 취리히 보험그룹 최고경영자 등 유수의 기업 관계자와 허창수 전경련 회장과 한덕수 무역협회 회장 등 우리 측 경제사절단 등 13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정상회담에 수행한 우리 측 경제사절단은 이날 포럼을 계기로 스위스 산업인력 양성협력 강화 등 양국간 실질 협력의 증진을 위한 유관기관 및 기업간 협력 양해각서 9건을 체결했다고 전경련이 밝혔다.

특히 스위스의 100년 역사의 기계플랜트 글로벌기업인 FL스미스 막기어와 국내 중소기업인 SAS 및 동양메탈공업간에 이뤄진 시멘트설비부품의 제3국 장기공급의향서 체결과 세계적 명품 시계브랜드인 위블로와 국내 브랜드인 에코시계간 세라믹 소재부품 개발 및 장기구매의향서 체결 등은 실질 성과가 기대된다는 게 전경련의 설명이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포럼 개회사에서 "스위스의 과학기술을 중시하는 혁신성과 실용주의의 바탕이 되는 산학협력 노하우는 한국의 벤치마킹 대상"이라며 "스위스의 원천과학기술과 한국의 ICT 기반 제조역량을 결합해 신산업 창출과 제3국 공동진출에서 새 협력 패러다임을 만들자"고 말했다.

(베른연합뉴스) 신지홍 박성민 기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