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를 국빈 방문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오후 파울 클레센터에서 한국 전통예술 문화를 소개하는 코리아 판타지 공연을 관람한 뒤 무대에 올라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위스를 국빈 방문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오후 파울 클레센터에서 한국 전통예술 문화를 소개하는 코리아 판타지 공연을 관람한 뒤 무대에 올라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립국감독위 출신 등 親韓인사 접견…양국간 '거리좁히기'
파울클레 특별전·코리아판타지 관람…문화교류 활성화 강조

인도에 이어 스위스를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알프스의 나라와 스킨십을 강화하는 발걸음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전날 오후 스위스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시내 한 호텔에서 첫 공식 일정으로 스위스의 대표적인 친한(親韓) 인사들과 간담회를 했다.

이어 오후에는 시내의 파울 클레 센터를 찾아 '현대 추상회화 시조'인 파울 클레(1879∼1940)의 특별전을 둘러본데 이어 이 센터에서 열린 한국국립무용단의 '코리아판타지' 공연을 관람했다.

스위스의 국빈자격 초청에 화답해 양국간 거리감을 좁힐 수 있는 행사로 첫 일정을 소화한 것. 스위스는 보통 유럽국가를 중심으로 매년 1∼2개국 정상만 국빈으로 초청해왔는데 올해는 '아시아 중시 전략'의 일환으로 박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청했다고 한다.

최근 10년간 스위스를 국빈 방문한 14개국 가운데 비유럽국가는 인도와 칠레 뿐이다.

박 대통령은 현지 친한국계 인사 대표 6명과 만난 자리에서 "스위스와 한국은 지리적으로 멀지만 마음으로 가까운 나라라고 느껴왔다"며 "그렇게 느끼는 그 마음의 중심에 여러분이 계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참석자 중 3명이 6·25 정전협정에 따라 설립된 '중립국감독위원회'(NNSC) 근무 경력이 있는 점을 감안, "한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많이 기여해주신데 대해 이 자리를 빌려 감사를 드린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어 "작년에 정전 60주년을 기념했는데 아직도 한반도에는 불안정한 평화가 계속되고 있다"며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인내심을 갖고 어떻게든지 한반도의 평화와 평화통일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한국하고 특별한 인연을 가진 여러분도 앞으로 한반도의 통일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간담회에는 중감위 스위스 대표를 지낸 예비역 중장 출신의 장자크 요스 스위스-한국협회 회장과 크리스티안 바서팔렌 스위스-한국 의원친선협회장, 취리히보험그룹 최고경영자(CEO)인 마르틴 센 주취리히 명예영사 등 6명이 참석했다.

스위스-한국협회는 중감위 파견 근무자들을 주축으로 설립된 스위스 최대 친한단체로 500여명이 회원으로 활동하며 스위스에서 한국을 알리고 있다.

이어 박 대통령은 파울 클레 센터에서 '달콤 쌉쌀한 섬', '스틸라이프' 등 대표작과 작업도구 등을 관람했다.

청와대는 "스위스 문화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이 나라 국민의 마음에 다가가는 외교"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같은 장소에서 열린 코리아판타지 공연을 감상한 뒤 무대에 올라 공연단을 격려했다.

코리아판타지는 동래학춤, 태평무, 부채춤, 장고춤, 사랑가, 삼고무, 오고무 등 다양한 한국 전통춤의 백미만을 모아 구성한 국립무용단의 대표작. 70여개국에서 700여차례 무대에 올랐으며 세계에서 우리 무용의 역동성과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발휘해온 작품으로 찬사를 받았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이번 공연 관람은 인도에서 열린 한국공예전'과 더불어 그동안 드라마와 K-팝 등 대중문화를 중심으로 이어진 한류를 전통문화와 순수예술까지 확장해 한류 3.0 시대를 열어나간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저녁에는 스위스 동포 80여명을 초청, 만찬을 함께하며 양국 관계 발전에 이바지하는 이들의 노력을 격려했다.

참석 동포들로부터 양국간 과학기술 협력 분야의 다양화 및 한글학교 지원 확대 등을 건의받은 박 대통령은 정부가 다방면에서 연구개발 협력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설명하고 동포 자녀들의 한글교육을 위한 지원 강화를 약속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베른연합뉴스) 신지홍 박성민 기자 min2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