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부안보다 1조8800억원 감액
'부자증세'에도 정부수입 1.4조 줄어
6·4 지방선거 앞두고 선심성 예산 늘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오른쪽)와 최경환 원내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오른쪽)와 최경환 원내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해넘긴 2014 예산안] 새해 예산 355.8조 확정…복지·SOC 늘리고 국방·교육 깎았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31일 밤 새해 예산안을 355조8000억원(지출액 기준)으로 가까스로 확정했다. 연초 준예산을 편성해야 하는 파행은 일단 피하게 됐지만 국회 본회의 통과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해를 넘겼다.

새해 예산안은 당초 정부안 357조7000억원보다 1조8800억원 줄어든 것이다. 이번 삭감액은 역대 최대 규모여서 재정 건전성 측면에선 긍정적이지만 경제 회복을 위한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진통 끝에 확정된 새해 예산안은 지난해 예산 349조원에 비해 2%(6조82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여야는 이날 당초 정부 지출안에서 정부 예비비, 4대강 사업, 새마을운동 등 총 5조4000억원가량을 깎고 쌀값 보전 확대, 학교 전기료, 경로당 냉난방비, 사병 급식비 등 총 3조5200억원가량을 증액했다. 이는 지난해 세수가 당초 정부 목표보다 10조원 안팎 덜 걷힌데다 올해도 세수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분야별로 보면 부가가치세 중 지방 몫을 5%에서 11%로 높이는 지방세법개정안이 최근 국회를 통과하면서 취득세 영구인하에 따른 지방세수 감소분을 보전해주기 위해 잡아놨던 기획재정부 예비비 1조8000억원과 지방교부금 8200억원이 깎였다. 대선 개입 논란을 빚은 국가정보원, 군 사이버사령부 등 국가기관의 특수활동비와 홍보 예산, 야당이 반대한 4대강 사업과 새마을운동 예산, ‘우(右)편향 안보교육’ 논란에 휩싸인 국가보훈처 사업도 일부 삭감됐다.

부문별로 정부안과 비교해보면 △사회복지 4467억원 △교통 및 물류 3620억원 △농림수산 1597억원 △산업·중소기업·에너지 1249억원 △보건 1061억원 순으로 증액이 많았다. 반면 일반·지방행정 1조4130억원을 비롯해 국방에서 1231억원, 교육에서 1181억원이 각각 삭감됐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운데)와 전병헌 원내대표가 3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운데)와 전병헌 원내대표가 3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여야 정치권은 6·4 지방선거를 의식해 복지 예산과 지방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늘렸다. 농민들의 증액 요구가 거셌던 쌀 목표가격이 80㎏당 17만4083원에서 18만8000원으로 높아지면서 쌀값 보전용 예산이 늘어났다. 쌀 목표가는 산지 쌀값이 목표가보다 낮으면 차액의 85%를 보전해주는 제도다.

전국 6만2000개 경로당의 냉난방비와 양곡비 지원에 596억원, 사병들의 급식 소고기를 외국산에서 국산으로 바꾸는 데 110억원이 증액됐다.

또 이번에 여야가 상호 절충 과정에서 소득세 최고세율(38%)구간 하향조정 및 대기업의 최저한세율(각종 감면을 받더라도 최소한 부담해야 하는 세율) 인상에 합의함에 따라 세수기반은 당초 정부안보다 다소 넓어졌다. 세수 증대 효과는 연간 6100억원으로 추산된다.

그럼에도 이날 여야가 확정한 새해 예산안을 총수입 측면에서 보면 369조3000억원으로 당초 정부안 370조7000억원보다 1조4000억원가량 적다.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15%에서 10%로 낮추려던 정부 계획이 국회 논의 과정에서 백지화되고 음식점 증세 방안도 당초 정부안보다 후퇴하는 등 세금 감면 조치가 잇따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용석/김재후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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