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을 평가하는 질문에서는 항목별로 결과가 다소 엇갈렸다. ‘소통 능력’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고, ‘현안 파악 능력’과 ‘비전 제시 능력’에서는 비교적 높은 점수를 얻었다.

‘소통 능력’은 100점 만점에 평균 46점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8월 같은 전문가 그룹을 대상으로 실시한 취임 6개월 평가 때의 52점보다 더 낮아진 점수다. 이번 조사에서 사실상 낙제점 수준인 40점 미만을 준 응답자도 전체의 30.0%에 달했다.

‘갈등 조정 능력’에 대해서도 평균 49점이라는 낮은 점수가 매겨졌다. 이 역시 취임 6개월 조사 때보다 10점가량 낮아진 수치다. 한 응답자는 “대통령은 사회적 갈등 사안에 대해 반대 의견도 적극 귀담아들으려는 노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부족하다”며 “밀양 송전탑 갈등이나 철도노조 파업 등에 대응하는 것을 보면 너무 원칙에 얽매여 단기적으로는 갈등을 더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비전 제시 능력’과 ‘현안 파악 능력’은 지난해 8월 조사 때와 평가 점수가 비슷했다. ‘비전 제시 능력’에서는 평균 64점을 얻었다. 취임 초기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평화통일 기반 구축이라는 4대 국정기조를 제시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세부 국정과제를 강도 높게 추진한 점이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요인으로 분석된다.

‘현안 파악 능력’은 평균 65점으로 리더십 항목 중 가장 높았다. 지난해 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은 물론 정부 출범 후에도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나 국무회의 등 각종 회의를 주재할 때마다 현안에 대해 구체적인 방향과 대안을 지시하는 이른바 ‘깨알 리더십’ 이미지가 이런 결과를 낳은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참모진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실제 일과 후 관저에서 각 수석비서관이나 장관들이 올린 보고서를 꼼꼼히 읽으며 각종 현안에 대해 상당히 깊숙이 파악한 뒤 자신의 관점을 더해 회의 때 구체적인 지시를 내린다고 한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