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소득세 최고세율 대상 확대 가닥
국정원 개혁·세법 등 일괄타결엔 실패
결국 증세…부자·대기업 더 낸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소득세 최고세율(38%)을 적용받는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 구간을 현재 ‘3억원 초과’에서 하향 조정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여야가 각각 주장해온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와 전·월세 상한제 도입은 막판 ‘빅딜’을 추진했지만 전·월세 상한제 효과를 둘러싼 의견차로 접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여야는 29일 원내 지도부 회담과 기획재정위원회 산하 조세소위원회를 잇따라 열고 소득세 최고세율 과표구간을 낮추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인하폭 도출에는 실패해 30일 추가 협의를 벌이기로 했다. 여야가 최종 합의하면 박근혜 정부 첫 부자 증세다. 민주당은 과표구간을 현재 ‘3억원 초과’에서 ‘1억5000만원 초과’로 낮출 것을 주장했고 새누리당은 ‘2억원 초과’로 낮추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연내 예산안 처리와 재정 건전성 확보 차원에서 한발 양보한 것”이라며 “다른 쟁점 세법과 연계돼 있어 최종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세소위는 또 과표구간 1000억원 초과 대기업에 대한 법인세 최저한세율(각종 감면 혜택을 받더라도 최소한 내야 하는 세율)을 현행 16%에서 17%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와 전·월세 상한제 도입 간 ‘빅딜’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이 강력 반대했다. 새누리당 핵심 당직자는 “전·월세 상한제는 시장 안정보다 오히려 교란을 불러올 수 있다”며 “빅딜 협상이 무산되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1년 더 연장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는 원내 지도부 회동에서 예산안과 국가정보원 개혁법안 등 쟁점 현안을 놓고 일괄 타결을 시도했으나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여야가 합의한 예산안과 국정원 개혁법안의 30일 본회의 처리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민주당은 두 사안의 연계 방침을 시사, 예산안이 해를 넘겨 처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지난 27일 국정원개혁특별위원회 여야 간사 간에 잠정적으로 의견 접근을 이룬 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여당을 압박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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