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소위, 소득세·법인세·부동산 세제 이견
신용카드 소득공제율 축소 2015년 시행 '가닥'
나성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 위원장(가운데)을 비롯한 여야 의원들이 27일 쟁점 법안에 대한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성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 위원장(가운데)을 비롯한 여야 의원들이 27일 쟁점 법안에 대한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금 관련 법안을 다루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가 대기업 및 고소득자 과세, 부동산 세제 혜택 등을 두고 여야 간 이견으로 법안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새해 예산안은 세법이 개정된다는 가정하에 짜여지기 때문에 법안 통과가 늦어지면 예산안 처리도 그만큼 차질을 빚게 된다.

◆기재위 전체회의 30일로 미뤄

기재위는 27일 오전 조세소위, 오후 전체회의를 각각 열어 각종 세법 개정안을 처리하려 했으나 여야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무산됐다. 여야는 일요일인 29일 기재위 조세소위를 다시 열어 최종 협상을 한 뒤 30일 오전 10시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법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새해 예산안을 30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기재위가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아 30일 세법 개정안을 의결하지 못하면 예산안 처리가 31일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작년처럼 해를 넘겨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조세소위에서 여야 간 이견이 가장 큰 사안은 소득세 최고세율 과표구간 조정, 법인세율 인상 등이다. 민주당 등 야당은 소득세 최고세율(38%)의 과표구간을 현재 연소득 3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조정해 더 많은 고소득자로부터 세금을 거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야당은 법인세율도 과세표준 1000억원 이상인 기업은 3년간 한시적으로 22%에서 25%로 인상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부자증세 요구에 “경제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기재위 소속 새누리당 관계자는 “예산안 처리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야당이 소득세율과 법인세율을 조정하는 문제는 적당히 넘어갈 줄 알았는데 이번에 꼭 처리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 세제 관련 법안도 여야 간 시각차가 크다. 새누리당은 부동산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 등을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부동산 양도세 중과 폐지 등은 고소득자에게 과도한 혜택이 돌아가고 부동산 시장이 살아났을 때 투기를 부추길 수 있다며 당론으로 반대하고 있다. 대신 야당은 전·월세 상한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 과세와 관련해서는 중소기업을 배제하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지만, 중견기업의 적용 범위 등을 놓고 여야가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세소위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법안 중 일부는 원내지도부 간 협상을 거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위 위원인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양도세 중과 폐지와 전·월세 상한제 도입 등은 양당 지도부 차원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의견 접근 이룬 법안은 무엇

조세소위에서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을 이룬 법안들도 있다. 2015년부터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15%에서 10%로 축소하는 법안이 대표적이다. 당초 정부는 내년부터 공제율을 줄이자고 했으나 여야는 근로소득자의 세제 혜택을 갑자기 줄여서는 안된다며 시행 시기를 1년 유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장기펀드 소득공제, 자녀장려세제(CTC) 도입, 창업·가업승계 촉진, 금 현물시장 활성화 지원, 소형주택 임대사업자 세액 감면, 법정기부금 이월공제기간 연장 등도 여야 간 이견이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에서 신용카드로 분기별 5000달러 이상 사용한 여행자를 관세청 관리대상에 포함하는 법안,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KONEX) 세제 지원, 기술혁신형 벤처기업 합병에 대한 세제혜택 법안 등도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넥스 지원과 기술혁신형 합병 지원 등은 박근혜 대통령이 관심을 갖고 있는 창조경제 법안이다.

개별소비세 과세 대상이 되는 장기 렌터카의 기준을 현행 ‘1년 초과’에서 ‘6개월 초과’로 강화하는 법안도 의견 접근을 이뤘다. 당초 정부는 이 기준을 ‘30일 초과’로 하기로 했지만 렌터카 업계의 반발을 고려해 여야 논의 과정에서 기준이 완화됐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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