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30일 본회의 두번 밖에 안 남아 시한 촉박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오른쪽)와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국회에서 회동을 하기 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오른쪽)와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국회에서 회동을 하기 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원내지도부가 ‘성탄절 회동’에서 머리를 맞대고 예산안과 국가정보원 개혁법안을 연내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25일 최경환 전병헌 양당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정책위의장(2명), 원내수석부대표(2명), 국정원 개혁특위 여야 간사 등이 합류한 ‘8자’회담에서는 대치정국의 최대 현안이었던 예산안과 국정원 개혁법안을 동시에 처리하기로 의견일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5일간의 짧은 시간 내에 국정원 개혁특위와 예산안조정소위 등 협상 실무선이 지도부의 ‘깜짝 빅딜’에 부응해 협상 속도를 얼마나 높일지가 관건이다.

하지만 각 당이 중점 처리과제로 내걸었던 경제법안들에 대해 여야 지도부는 “계속 논의하자”는 수준 외에는 별다른 진전을 이뤄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대해 논의를 했지만, 민주당 측에서 방송사 지배구조개선과 해직자 문제 등 우리가 받을 수 없는 것을 들고 나와 협상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외촉법을 비롯해 여야 중점 법안 대부분이 국회 문턱을 못 넘고 해를 넘길 공산이 커진 셈이다. 연말까지 예정된 본회의는 딱 두 번(26, 30일)뿐으로 협상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데다, 여야 지도부가 예산안과 국정원 개혁법안 우선 처리를 지시하면서 경제법안은 내년으로 넘겨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회에 따르면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각각 선정한 15개, 55개 중점 처리 법안 가운데 현재까지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먼저 새누리당 법안 중에는 ‘취득세 영구 인하’(지방세법)와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주택법), ‘도시 첨단산업 활성화’(산업입지개발법), ‘개발부담금 한시 감면’(개발이익환수법) 등 4개 법안만이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민주당 법안도 ‘국민연금 지급의 국가 보장’(국민연금법) 단 하나만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나마 ‘국가는 연금급여가 안정적·지속적으로 지급되도록 필요한 시책을 수립 시행해야 한다’는 소극적인 책임을 부여하는 정도로 여야 합의가 이뤄지면서 ‘미완성’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그래도 이들 법안은 여야 간 이견이 그리 크지 않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은 과거 야당이 먼저 주장했던 사안이고 국민연금 국가 보장도 이미 지난 4월 여야 합의가 이뤄졌다. ‘취득세 영구 인하’도 지방재정 확충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시장 혼란 등을 염려해 야당도 법안 자체에는 크게 반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남아 있는 법안들은 여야의 정체성 문제와 깊숙이 관련돼 있어 통과 전망이 매우 불투명하다. 외국인 합작회사에 한해 지주사 규제를 풀겠다는 외촉법, 유해시설 없는 호텔을 학교 인근에 건립할 수 있도록 한 관광진흥법 등은 재벌에 특혜를 주는 법안이라며 민주당이 강력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 법안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전세난 해소를 위한 ‘전·월세 상한제’(주택임대차보호법)는 가격 규제에 소극적인 새누리당의 반대에 막혀 있다. 본사·대리점 간 불공정 관행을 해소하기 위한 ‘남양유업법’(대리점 거래의 공정화 법안)과 ‘노동시간 단축’(근로기준법) 등도 여당은 과도한 기업 규제라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복지 재원 조달을 위한 ‘부자 감세 철회’(법인세법·소득세법)도 경기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새누리당 설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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