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해·장정남·황병서…北 권력실세로
장성택 전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처형 이후 북한 권부의 공백을 메울 신진 인사 면면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14일 인민군 설계연구소, 15일 마식령 스키장을 시찰한 모습을 공개했다. 장성택을 처형하고 지도부 전반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직후 공개한 활동인 만큼 수행한 인물들이 새로운 파워엘리트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14일 사망한 김국태 당 검열위원장에 대한 국가장의위원 명단도 주목할 만한 근거다. 여기에는 지난달 말 장성택의 숙청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삼지연 회의’에 참가했던 인물들이 대거 포함돼 이들이 ‘포스트 장성택’ 시대의 신진 파워엘리트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가장 부각되는 인물은 역시 최용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다. 최용해는 김정은의 인민군 설계연구소 시찰을 수행한 데 이어 김국태 위원장의 장의위원 명단에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에 이어 세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장성택 숙청을 기획한 인물로 지목되는 최용해는 지난해 4월 김정은 체제 출범과 동시에 차수 계급장을 달고 군부 인사권을 가진 총정치국장에 올라 2년도 안 된 기간에 군 총참모장, 인민무력부장 등 군 수뇌부를 모두 갈아치웠다.

인민군에 대한 당의 통제력을 강화하는 데 앞장선 인물로 평가된다. 장성택 처형 이후에 건재를 과시함은 물론 김정은의 지근에서 수행하는 모습을 공개함으로써 최측근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장정남 인민무력부장의 활동도 주목된다. 장정남 역시 군 설계연구소 시찰을 동행한 한편 장의위원 명단에 포함됐다. 1군단장 출신인 장정남은 올해 5월 인민무력부장에 오른 소장파로, 군부 세대교체를 반영한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향후 김정은 정권의 군부 핵심으로 주목되는 인물이다.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도 장의위원 명단에 올랐다.

부부장급의 신진 인사들의 활약도 눈에 띈다. 김정은의 강원도 마식령스키장 시찰에는 황병서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과 마원춘 당 재정경리부 부부장이 동행했다.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은 김국태 장의위원에 이름을 올려 떠오르는 인물임을 반영했다. 조연준은 김정일 사망 당시에는 장의위원에 선정되지 못했다.

장성택의 측근으로 알려진 인사들의 생존이 확인되기도 했다. 북한이 14일 공개한 김국태 장의위원 명단에는 장성택의 아내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가 포함돼 건재를 확인했다. 일각에서 망명설까지 제기된 노두철 부총리와 문경덕 평양시 당 책임비서, 이영수 당 부장,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등 장성택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인물들도 포함됐다. 장성택 인맥으로 분류돼 북한 소환 가능성이 제기됐던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의 활동도 15일 북한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장성택 처형에도 김경희가 장의위원 명단에 올라옴으로써 일단 그의 지위에 변화가 없다고 판단한다”며 “다만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숙청 정국이 주춤할 가능성과 관련, “그 부분은 관심을 두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