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은 체제의 2인자였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통해 숙청하면서 밝힌 그의 죄상 가운데 생소한 표현들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조선중앙통신이 9일 발표한 '정치국 확대회의에 관한 보도'는 "장성택은 앞에서는 당과 수령을 받드는척하고 뒤에 돌아앉아서는 동상이몽, 양봉음위하는 종파적 행위를 일삼았다"라고 적시했다.

양봉음위(陽奉陰違)란 '겉으로는 복종하는 체하면서 내심으로는 배반한다', '보는 앞에서는 순종하는 척하고, 속으로는 딴마음을 먹는다'라는 뜻이다.

장 부위원장의 핵심 죄목으로 제시된 '반당·반혁명 종파행위'와 같은 맥락으로, 그를 김정은 유일지배 체제에 도전한 '배신자'로 규정한 것이다.

또 "장성택과 그 추종자들은 우리 당의 조직적 의사인 당의 노선과 정책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 집행을 의식적으로 태공하고 왜곡집행하였으며 당의 방침을 공공연히 뒤집어엎던 나머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명령에 불복하는 반혁명적인 행위를 서슴없이 감행하였다"라고 밝혔다.

'태공'은 '태업'을 뜻하는 북한말로, '장성택과 그 추종자들'이 김 제1위원장의 명령에 불복했으며 당의 노선과 정책을 집행하는 데도 태만했다는 의미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k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