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어떻게

내년 한·미 연합훈련 빌미로 對南도발 수위 높아질 듯
실각된 것으로 알려진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왼쪽)이 지난 9월 김일성 광장에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오른쪽), 최용해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정권수립 65주년 행사를 지켜보는 모습. 연합뉴스

실각된 것으로 알려진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왼쪽)이 지난 9월 김일성 광장에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오른쪽), 최용해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정권수립 65주년 행사를 지켜보는 모습. 연합뉴스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은 남북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장 부위원장이 핵 실험과 같은 군사적 도발보다는 경제개혁 조치와 특구 조성 등을 중심으로 한 경제 발전을 도모했던 인물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그의 실각은 향후 북한의 보수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장 부위원장의 측근이 공개 처형됐다는 사실은 그가 추구했던 개혁개방 노선에 대한 견제가 이뤄졌다는 의미”라며 “북한이 당분간 개혁개방 노선을 추진하지 않을 것을 시사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 연구원은 “장 부위원장과 대척점에 서 있는 보수파들이 득세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남북관계에 득이 될 것이 없는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역시 “장 부위원장은 2002년 북한 경제시찰단의 일원으로 서울을 방문했고, 유럽도 여러 차례 다녀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국제적 감각을 지닌 인물”이라며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개혁개방의 중요성을 말할 수 있는 핵심 인사가 실각한다면 당연히 남북관계는 더욱 경색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북한이 내부 체제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외부에서 적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남북관계가 더욱 경색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한 이유다. 북한이 내년 초 정례적인 한·미 연합훈련을 빌미로 대남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경우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관계 현안을 풀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향후 북한에서 크고 작은 권력투쟁이 잇달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과거 사례를 돌이켜 볼 때 북한 체제가 불안해지면 대남 도발 빈도가 높아지고 남북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북한이 추가 도발은 하지 않더라도 대남 선전선동을 강화해 체제 결속을 도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장 부위원장의 실각과 북한 노선 변화는 개별적인 문제라는 분석도 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장 부위원장이 경제관료다보니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성향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의 노선도 결국 북한 지도자가 허용한 범위에서만 움직일 수 있는 것”이라며 “장 부위원장의 실각이 남북관계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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