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 일탈…연평도 지키는 군인과 국민 모욕"
野겨냥 "사제들 입빌려 대선불복하나…국민심판을 못면해"


새누리당은 24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 촉구와 천안함 침몰,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사제들의 지난 22일 시국미사에 대해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대선불복이나 종북 논란과 관련된 발언이 정치권이나, 시민사회 영역이 아닌 종교계 일각에서 나왔다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특히 북한의 연평도 포격 3주기에 즈음해 시국미사에서 박창신 원로신부가 "NLL(북방한계선)에서 한미군사운동을 계속하면 북한에서 어떻게 해야 하겠어요? 북한에서 쏴야죠. 그것이 연평도 포격이에요.

"라고 말한 것을 '망언'으로 규정하고 그대로 넘어가지 않겠다는 기류다.

새누리당에서 이날 터져나온 발언들은 이례적으로 강경하고 수위가 높았다.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사제단의 행동을 "사회 불순세력이나 하는 행태"라면서 "종교인으로서 일탈한 가짜 사제단이라고 볼 수밖에 없고, 그런 행동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도 "북한을 옹호하는 언행을 하는 신부들이 사제단 이름으로 활동하는 데 개탄한다"면서 "종북구현사제단이라는 비판도 나온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전주교구 사제들이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한 것에 대해서도 "신부의 본분을 망각하고 사제복을 입고 사회의 혼란시키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황우여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내가 충격을 받았다"면서 "'우리나라에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유승민 의원은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박 신부의 발언에 대해 "이런 사람이 어떻게 성직자라고 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유 위원장은 "박 신부는 (연평도 포격 때 사망한) 고(故)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의 영령 앞에 엎드려 용서를 빌고, 국민 앞에 고해성사하고 석고대죄 해야 한다"면서 여야가 박 신부의 '망언'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할 것을 제안했다.

군(軍) 장성 출신 소속 의원들도 비판의 대열에 합류했다.

이들을 대표해 여의도 당사에서 규탄성명을 발표한 황진하, 한기호 의원은 박 신부의 발언에 대해 "경악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이 망언은 지금 연평도를 지키는 군인과 국민 모욕행위다.

박 신부를 포함한 동조 사제들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제의 제의를 입고 박 대통령 퇴진까지 말하는 것은 정치와 종교는 분리한다는 정신을 훼손한 것"이라며 "국민 앞에 사죄하고 천주교 사죄와 신도 선동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에 대해서도 '화살'을 돌렸다.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사제단의 말씀에 겸허히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민주당 대변인의 발언을 거론하며 "민주당은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이 아닌지, 연평도 포격도 (북한의) 당연한 자기방어인지, 대통령을 대통령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래서 사퇴하라는 것인지 밝히라"고 전선을 확장했다.

이어 "민주당이 대선불복 마음이 굴뚝같아도 역풍이 두려워 일탈된 사제들의 입을 빌려 대선불복을 하려는 것이라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