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문형표·김진태 이르면 21일 임명
박근혜 대통령은 이르면 21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및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를 정식 임명할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민주당이 문 후보자 등의 임명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임명하면 정국 경색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오늘(20일)까지 보내 달라고 국회에 요청했기 때문에 21일부터는 후보자들에 대해 임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민주당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시간을 끌 필요가 없다”며 “이번 주 안에 임명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안전행정부는 지난 19일 박 대통령의 재가를 받은 뒤 문 후보자와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송부 요청 공문을 국회에 보냈다. 이는 두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제출(지난달 30일)한 지 20일이 지나도록 국회가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보내지 않은 데 따른 조치다. 정부가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20일까지 보내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에 박 대통령은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요청 기한 다음날인 21일부터 두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청와대는 공식적으로 “언제 임명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는 21~22일 중 박 대통령이 임명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야당이 이들의 임명을 계속 반대할 것이 불보듯 뻔한 상황에서 복지부 장관과 검찰총장 공백이 마냥 길어지는 것을 두고볼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기초연금 논란과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 등 복지부와 검찰을 둘러싼 현안이 쌓여 있는 상태여서 여유를 부릴 상황이 아니라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전했다.

민주당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문 후보자 임명을 강행한다면 박 대통령은 제3의 인사 참사를 부를 것이고 또 다른 불통과 독선의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을 국민들한테 각인시키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용진 대변인도 “한마디로 독불장군, 마이동풍식 태도를 드러냈다”며 “박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정부와 국회가 상호 견제와 균형을 이루며, 생산적 협력관계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하신 말씀이 구두선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당초 문 후보자에 대해서만 반대한다는 입장이었는데 박 대통령이 문 후보자를 임명하면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에 반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감사원장 임명동의안은 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이와 관련, 강창희 국회의장은 여야가 합의하지 못하면 직권상정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도병욱/김재후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