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결위 파행 > 민주당이 인사청문회를 제외한 국회 상임위 활동을 보이콧한 가운데 11일 예산결산특위 소회의실에 김광림 간사(맨 오른쪽) 등 새누리당 의원과 공무원들만 들어와 야당 의원을 기다리고 있다.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 예결위 파행 > 민주당이 인사청문회를 제외한 국회 상임위 활동을 보이콧한 가운데 11일 예산결산특위 소회의실에 김광림 간사(맨 오른쪽) 등 새누리당 의원과 공무원들만 들어와 야당 의원을 기다리고 있다.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국회가 또 멈춰 섰다. 민주당은 11일 감사원장, 보건복지부 장관,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기간(11~13일)에 정기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하기로 했다.

후보자 3명에 대한 철저한 인사 검증을 표면적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대통령 선거의 불법 공방 연장선상에서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정치 파업’ 성격이 짙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 8일에도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사건 등에 대한 특별검사제를 요구하면서 정기국회 의사일정을 거부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의 편파 수사와 편파 감찰, (윤석열 검사에 대한) 편파 징계는 사실상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의 공정 수사는 물론 재판 중인 사건의 공소 유지조차 포기시키려는 정권 차원의 공작”이라며 “사흘간 의사일정 참여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101일 동안 장외투쟁하더니 (원내 복귀 후) 투쟁 강도를 더 높이면서 일방적으로 보이콧하고 있다”며 “중점 처리해야 할 법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국정을 책임진 제1 야당의 무책임한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보이콧’으로 결산심사와 상임위원회별 민생법안 처리가 줄줄이 중단됐거나 기약없이 뒤로 미뤄졌다. 국회 예산결산특위는 이날부터 나흘간 결산소위를 가동해 2012년도 집행 예산에 대한 결산심사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야당 측의 심사 거부로 회의가 열리지 못했다. 각 상임위원회의 소관 부처 결산심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민주당이 대선 의혹과 관련, 특검제 도입과 법안·예산안 처리를 연계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회 파행과 공전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럴 경우 새해 예산안을 연내 처리하지 못해 헌정 사상 초유의 ‘한국판 셧다운(준예산 편성)’ 사태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용진 기획재정부 대변인은 “지금으로 봐서는 헌법상 시효일(12월2일)까지 국회 예산안 심사가 제대로 끝날 수 있을지 매우 걱정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원샷 특검’과 국정원 개혁 특위 수용을 촉구해 당분간 정국이 얼어붙을 전망이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