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루포 총리와 정상회담…생명공학·화학 등 협력 확대
朴대통령 한복입고 넘어져…"드라마틱한 입장" 농담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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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7일 벨기에 브뤼셀 에그몽궁에서 엘리오 디 루포 벨기에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간 경제협력 확대와 저개발국에 대한 공동 진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두 정상은 우선 양국 간 교역과 투자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해 벨기에와의 교역액은 36억5000만달러로 우리의 교역 대상국 중 35위다. 두 정상은 특히 양국이 강점을 가진 화학 의약 물류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등을 중심으로 ‘창조경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양국 간 과학기술 협력 협정 체결과 과학기술 공동위원회 설치를 추진키로 했다.

이와 관련, 인천 경제자유구역에 설립하기로 한 벨기에 켄트대 글로벌캠퍼스를 통해 양국 간 생명공학 분야 교육과 연구개발(R&D)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켄트대 분교는 식품·환경공학·분자생명공학 3개 학과를 두며 900명 정원으로 2014년 9월 개교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은 브뤼셀에 본부를 둔 유럽연합(EU) 소속 기업들로부터 3억700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계약을 별도로 맺었다. 벨기에 화학그룹인 솔베이는 새만금 지역에 신화학 제품 제조공장을 짓고, 독일 바스프는 아태지역 총괄 전자화학 소재 연구개발 센터를 성균관대 수원 캠퍼스에 두기로 했다. 이탈리아 화학기업인 베르살리스는 롯데케미칼과 합작해 1억달러 규모의 합성고무 제조회사를 전남 여수에 설립하고, 프랑스 제약업체인 LFB는 신풍제약과 공동으로 바이오 의약품 생산법인을 충북 오송에 짓기로 했다. 독일 지멘스와는 에너지 솔루션 분야에서 국내에서 520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투자확약서를 체결했다.

박 대통령은 벨기에 방문에 앞서 전날 저녁(한국시간 7일 오전) 영국 런던의 금융특구인 런던시티의 로저 기포드 시장이 베푼 만찬에 참석했다. 이날 만찬은 런던시티 내 600년 역사의 ‘길드홀’에서 양국 주요 금융·경제인 6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시간에 걸쳐 성대하게 열렸다. 시장 주최 만찬은 여왕 초청으로 국빈 방문하는 외국 정상들에게만 제공되는 전통과 격식을 가진 행사다.

박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오랜 역사의 길드홀에서 ‘성장(盛裝)’을 하고 있으니 마치 시간을 초월해 역사 속의 한 장면으로 들어온 것 같다”며 “한국 속담에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는데 한국과 영국은 강산이 13번 변할 동안 변치 않는 우정과 신뢰를 쌓아왔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저녁 7시30분께 길드홀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던 중 비가 고인 바닥에 미끄러지면서 입고 있던 한복 치마를 밟고 넘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다행히도 다친 곳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넘어지자 앞에 기다리고 있던 기포드 시장 내외가 깜짝 놀라며 다가왔고, 박 대통령은 천천히 일어나 환하게 웃으면서 “드라마틱한 입장(dramatic entry)”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박 대통령은 만찬 행사가 끝나고 퇴장하면서 기포드 시장에게 “이번에는 조용한 퇴장(quiet exit)을 하겠다”고 재차 농담을 던져 주위에 서 있던 인사들 사이에 웃음이 터졌다.

브뤼셀·런던=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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