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한 의전행사

앤드루 왕자, 환영식장 안내
여왕 부군과 근위대 사열
한복 입고 만찬장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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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방문 일정을 마친 박근혜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밤 영국 런던에 도착, 3박4일간의 영국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영국 왕실 관례상 1년에 딱 두 명의 외국 정상에게만 주어지는 ‘국빈 방문’은 대영 제국의 오랜 전통에 따라 장엄하고 화려한 의전이 제공돼 세계 외교가에서 주목을 끄는 ‘대형 이벤트’로 꼽힌다.

한국 대통령으로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 국빈 방문한 박 대통령도 이번에 최고 수준의 영국 왕실 의전과 예우를 받았다.

◆버킹엄궁 숙소 제공

박 대통령은 런던에 밤 10시가 넘어 도착한 탓에 첫날은 시내 힐튼호텔에서 묵었다. 하지만 둘째날부터는 왕실이 머무는 버킹엄궁이 숙소로 제공됐다. 300여년의 역사를 가진 버킹엄궁은 ‘국빈 방문’ 정상에게만 숙소로 제공되는 곳이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주최의 오찬이나 만찬 등 공식 행사도 모두 이곳에서 열렸다. 박 대통령은 버킹엄궁에 머무는 동안 왕실의 의전을 담당하는 ‘왕실시종관’으로부터 최고의 서비스를 받는다. 10년 전 노 전 대통령도 버킹엄궁에 머물렀다.

◆성대한 환영식과 마차행렬

박 대통령의 첫 일정은 영국 왕실이 주최하는 공식 환영식으로 시작했다. 5일 낮 12시부터 20분간 진행된 환영행사는 버킹엄궁 근처의 ‘호스가드(Horse Guards)’ 광장에서 열렸다. 이 광장은 말을 탄 근위병 교대식으로 유명한 곳이다. 찰스 왕세자의 첫째 동생인 앤드루 왕자 내외가 박 대통령이 첫날 머문 호텔로 찾아와 직접 행사장까지 안내했다.

박 대통령이 호스가드 광장에 도착하자 41발의 예포가 울렸고 왕실 근위사단 군악대의 화려한 트럼펫 연주가 울려퍼졌다. 박 대통령은 미리 도착해 기다리고 있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내외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함께 단상에 올랐다. 이어 여왕 남편인 필립공의 안내로 의장대 사열 위치로 이동, 100여명으로 구성된 왕실 근위대를 사열했다.

근위대 사열에 이은 마차행진은 환영식 행사의 꽃이다. 박 대통령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및 필립공과 함께 왕실 전용 1호마차에 올라 버킹엄궁까지 1.6㎞가량을 행진했다. 백마 6마리가 끈 마차는 천장이 황금빛 조각으로 수를 놓아 화려함을 뽐냈다.

공식 수행원들도 나머지 5대의 마차에 올라 같이 이동했다. 박 대통령의 마차행렬은 10분가량에 걸쳐 ‘더 몰’과 ‘퀸스 가든스’, 버킹엄궁 중앙문을 차례로 통과해 여왕 주최 오찬행사가 열린 대현관(Grand Hall)에 도착했다.

◆화려한 오찬과 만찬

버킹엄궁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여왕 내외로부터 직접 이틀간 머물게 될 숙소(Belgian Suite)를 소개받았다. 숙소는 여러 개의 거실이 딸려 있으며 영국 왕실의 품위와 격조가 배어 있는 곳이다. 박 대통령은 오찬장인 ‘블루 드로잉 룸’으로 이동, 여왕과 선물을 주고받았다.

이어 왕족들과 인사를 나눈 뒤 테이블에 앉았다. 박 대통령은 여왕 바로 옆에 자리했으며 앤드루, 에드워드 왕자와 앤 공주 내외도 같이했다.

박 대통령은 오찬 후 영국 왕실이 외국인에게 주는 최고 훈장인 ‘바스대십자훈장(GCB)’을 받았다.

박 대통령은 오후에는 버킹엄궁에서 영국 노동당 당수 등 의회 인사들과 접견한 뒤 8시 성대한 만찬에 참석했다. 여왕이 주최하는 만찬은 화려함과 품격으로 유명하며 국빈 방문 정상에 제공되는 하이라이트 행사다.

만찬에는 우리 측에서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한덕수 무역협회장 등 경제사절단을 포함해 26명이 참석했다. 영국 측에서는 왕실 인사 및 정부 의회 인사 140명이 나왔다. 박 대통령은 수려한 한복을 입고 만찬장에 나타나 참석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만찬 인사말은 물론 의회 의원들과의 대화 중 모두발언을 영어로 했다.

런던=정종태/도병욱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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