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사 역할, 국방장관 지휘권 보장에 충실해야"
"靑, 장경욱 사령관 시절 올린 동향보고에 질책"


국군기무사령부가 군내 광범위한 인적 정보망을 통해 수집해온 군내 동향보고 자료를 음성적으로 윗선에 보고하는 관행을 철폐하는 등 고강도 개혁작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소식통은 3일 "김관진 국방장관이 지난 4월 임명된 장경욱 당시 기무사령관에게 기무사가 그동안 음성적으로 해왔던 군내 동향보고를 철폐할 것을 지시했다"면서 "당시 김 장관은 이런 관행이 사라지지 않고서는 기무사의 개혁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 장관은 장 전 사령관 교체 이후 기무사에 대해 '동향보고 음성적 보고관행 철폐' 등을 통해 본연의 임무를 재정립하는 등 고강도 개혁방안을 마련할 것을 재차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기무사의 본연의 역할은 ▲ 군사보안 ▲ 방위산업 보안 ▲ 방첩 수사 ▲ 대간첩 색출·대테러 탐지 등이라고 강조하면서 그런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장관은 "기무사령관의 역할은 국방장관의 지휘권을 보장하는 데 충실해야 한다"면서 "기무사도 장관의 지휘권 보장을 위해 활동하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기무사가 군사령부에서부터 말단 부대에까지 파견된 부대원들을 통해 군내 동향 정보를 수집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이를 지휘계통이 아닌 윗선에 직보해 온 관행을 철폐하라는 취지의 지시였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김 장관은 장 전 사령관이 자신의 주문 사항을 제대로 실천하지 않았다고 평가하고 이를 탐탁지않게 여겨왔으며 특히 정상적인 지휘계통으로 보고해도 될 일을 청와대에 직보한 것에 실망감을 표시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은 장 전 사령관 시절 기무사가 김 장관의 인사 스타일과 관련한 동향보고 자료를 올린 것을 보고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김 장관은 지난 1일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장 전 사령관이 대리근무체제였고 대리 근무 기간 관찰해보니 여러 가지 능력이나 자질 등이 기무사를 개혁하고 발전시킬 만하지 못하다는 평가에 의해 진급 심사에 누락되어 교체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 전 사령관은 지인들에게 국방장관의 독단을 견제하는 것은 기무사의 고유 임무이며 관련 절차를 지켜서 청와대에 보고했고, 필요한 부분은 김 장관에게 알렸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기무사가 자칫 본연의 역할에 치중하지 않는다면 광범위하게 수집한 정보가 오히려 군내 불신감을 조장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면서 "기무사의 개혁도 역할과 임무를 재정립하는 데 집중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