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가동과 병행해 추진…전문가 "치밀한 준비 필요"

남북은 지난 4∼5일 열린 개성공단 공동위원회 산하 4개 분과위 회의를 통해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와 재가동 문제 등의 세부적 논의를 시작했다.

분과위에서는 서해 군(軍) 통신선의 재가동에 합의한 것 외에는 아직 구체적인 합의사항은 나오지 않았다.

유사사태의 재발방지 및 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위한 제도 개선 문제는 앞으로 남북이 계속 머리를 맞대고 풀어가야 할 과제다.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의 재가동을 위해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군 통신선의 재가동 등 일부 조건이 충족된 상황에서 재가동과 제도 마련을 병행해서 추진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쉽게 할 수 있는 것도 있고 어려운 것도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이 다 되면 (재가동을) 하겠다는 입장은 아니다"라면서 "남북간 실무회담에서 합의한 대로 원만하게 진전이 되는가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4개 분과위 회의 결과와 관련, "대체로 큰 이견은 없이 쌍방간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앞으로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구체적으로 투자보호·관리분과위에서 2003년 남북 간에 합의됐으나 시행되지 못했던 상사중재위원회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데는 공감했지만, 위원회 구성 문제를 놓고는 부속합의서 채택 등의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 노무·세무·임금·보험·환경보호 등의 분야별로 남북 간 관점이 다를 소지가 있다.

북한이 임금을 국제적인 수준으로 올리자고 요구할 경우 이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국제경쟁력 분과위에서 논의가 시작된 해외투자 유치 방안, 역외가공지역 인정 문제, 국제적 수준의 제도개선 등의 문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3통 문제와 관련해서도 인터넷, 휴대전화 등 통신사용 문제에서도 세부 사안으로 들어가면 논의해야 할 과제가 많다.

우리 정부가 요구하고 있는 제한 없는 출입보장과 관련해서도 이른바 '무제한'의 범위를 어디까지 할 것인지도 앞으로 논의해야 할 과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논의가 개성공단의 재가동과 정상화의 발목을 잡지는 않겠지만 제도적 장치 마련 과정에서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남북 간의 본격적인 협상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8일 "세부적인 현안으로 들어가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면서 "정치·군사적 상황과 무관하게 경제적 논리로 접근해서 풀어야 할 문제가 많기 때문에 우리 정부로서도 치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10일 제2차 회의를 앞둔 공동위원회 역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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