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23일 서울광장에서 벌여온 장외투쟁의 장기전에 대비, 동력을 살려나가기 위한 총력전에 들어갔다.

국정원 댓글의혹 국정조사가 별다른 소득없이 이날로 끝나는 가운데 '빈손'으로 결산·정기국회에 임할 수 없다며 당분간 '천막투쟁'에 집중키로 했지만, 불씨를 살려나가기 녹록지 않은 여건이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을 위한 국민운동은 이제 본격적 시작일 뿐"이라며 "청와대의 침묵의 커튼과 새누리당의 거짓의 장막이 걷히지 않는 한 결코 진실의 천막을 거두지 않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국조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청계광장에서 제4차 대국민보고대회를 연 뒤 시국회의 주체로 열리는 촛불집회에도 합류한다.

민주당은 이달말 전국교수회의와 전국사제단회의 등의 시국선언이 잇따르는 점도 주목, '촛불'의 힘에 기대어 대중의 저항과 분노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천막투쟁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전국 순회투쟁을 시작하고 대국민 홍보전도 전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의원별 릴레이 단식농성, '국민과 함께 하는 청문회', '광화문 미니 의총' 등도 거론된다.

당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단식투쟁으로 배수진을 쳐야 하는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그러나 김 대표의 단식카드는 '최후의 보루'로 남겨야 한다는 신중론에 더 힘이 실리고 있다.

장외투쟁의 출구가 보이지 않은 답답한 흐름 속에 국민적 이목을 끌 수 있는 '뾰족수'가 없다는게 민주당의 고민이다.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대규모 동원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당으로서는 여권의 '대선불복 공세' 차단에도 부심하고 있다.

국조특위가 최근 청와대에 전달한 항의서한에서 '3·15 부정선거'를 언급한 것과 관련, 청와대가 이날 "금도를 보이라"고 쐐기를 박는 등 역공하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청와대의 비판을 '대선불복 유인작전', '말트집'이라고 일축했다.

당 관계자는 "대선 승복 입장은 여러 차례 밝히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