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선 '솜방망이 처벌' 논란

군 당국이 안마시술소 출입 등으로 물의를 빚은 연예병사에 대해 무더기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25일 "오늘 연예병사의 소속 부대(국방부 근무지원단 지원대대)에서 징계대상 8명 중 7명에게 영창 처분을, 1명에게 근신 징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1일 춘천시 수변공원에서 열린 '위문열차' 공연이 끝난 뒤 마사지를 받기 위해 숙소를 무단이탈한 이모 일병과 최모 일병은 10일 영창 처분을 받았다.

김모 병장과 강모 병장, 이모 상병, 김모 상병, 이모 상병 등 5명의 연예병사에 대해서는 휴대전화 무단 반입 사유로 각각 4일의 영창 처분이 내려졌다.

다만, 다른 이모 상병은 춘천 위문열차 공연이 끝난 뒤 영화를 보기 위해 부적정한 시간에 외출했다는 이유로 10일 근신 징계에 처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춘천 위문열차 공연이 끝나고 안마시술소를 출입한 2명의 병사는 처음 마사지를 받기 위해 중국식, 태국식 시술소를 차례로 갔으나 문이 닫혀 심야에도 영업을 하는 안마방 2곳을 방문했다"며 "그러나 퇴폐 영업을 하는 곳임을 인지하고 바로 나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순수하게 마사지를 받을 목적이었지 성매매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판단했으나 군인복무 규율 위반과 무단이탈 등의 징계사유가 있어 영창 처분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이외 휴대전화를 반입한 5명의 연예병사에 대해서도 영창 처분이라는 징계를 내린 것은 군 기강이 해이했다는 비판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 10일 전역한 가수 비(정지훈 예비역 병장)가 연예병사 복무기간 배우 김태희씨와 만나는 과정에서 군인복무 규율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을 때는 '7일 근신' 처분이라는 경징계가 내려진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군 당국이 이번에도 연예병사라는 이유로 일반병사들에 비해 낮은 수위의 징계를 내렸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 누리꾼은 포털사이트 다음(www.daum.net)에 남긴 글에서 "일반사병이었으면 15일 영창이었을 텐데 연예인이라고 솜방망이 처벌하느냐"고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은 네이버(www.naver.com)에 남긴 글에서 "휴대전화 반입만 적발돼도 만창(영창 15일)인데 10일이라…연예인이 벼슬이긴 한가 보네"라고 꼬집었다.

영창 처분을 받은 병사는 재판 절차를 거쳐 형사 처벌을 받은 구속자들과 같은 장소에서 별도로 구금되고 구금일수만큼 군 복무기간이 늘어난다.

다만, 형사 처벌과 달리 전과 기록은 남지 않는다.

앞서 국방부는 일부 연예병사들이 군인으로서 품위를 훼손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연예병사 제도를 폐지하고 15명의 연예병사 중 복무기간이 3개월 이상 남은 12명의 병사를 경기도와 강원도 소재 야전부대로 재배치하기로 했다고 지난 18일 발표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