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아베 견줘 朴대통령 비난 파문…태어나지 말아야 할 사람 '鬼胎' 발언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사진)이 11일 박근혜 대통령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견줘 비난해 파문이 일고 있다.

홍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란 책을 소개하며 “책에 ‘귀태(鬼胎)’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귀신 귀(鬼)자에다, 태아 태(胎)자를 써서 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들이 태어났다는 뜻”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일본 제국주의가 세운 괴뢰국엔 만주국의 귀태 박정희와 기시 노부스케가 있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귀태의 후손들이 한국과 일본의 정상으로 있다”고 말했다. 노부스케 전 총리는 아베 총리의 외할아버지다.

홍 원내대변인은 박 대통령을 아베 총리에 비유했다. 그는 “최근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행보가 남달리 유사한 면이 있다. 역사의 진실을 부정하고 구시대로 가려고 한다는 것”이라며 “아베 총리는 일본 군국주의 부활을 외치고 있고, 박 대통령은 유신공화국을 꿈꾸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남재준 국정원장에 대해선 ‘제2의 김재규’라고 칭했다. 김재규는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자다. 홍 원내대변인은 “사실상 남재준 씨는 제2의 김재규나 마찬가지로, 대통령의 시해는 권총만으로 하는 게 아니라 정치적 시해도 있다”며 “대통령 권력을 무력화시키는 게 아닌가 할 정도로 국정원장의 행태가 도를 넘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에 대한 모욕”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김행 대변인은 “금도를 넘어선 표현에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며 “이는 대통령을 뽑아준 국민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승복할 줄 아는 사람이 남에게 승복을 요구할 수 있는 자격이 있고, 승복도 리더의 자질 중 하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 대선 불복과 막말이 특정 정당 내에서 유행하는 것 같다”며 “청와대는 투자를 챙기고, 일자리를 챙기고, 수출을 챙기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받았다.

이 수석의 발언은 문재인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의 최근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의원은 국정원 댓글 사건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흘러나오자 지난 9일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과 대화록 불법 유출로 지난 대선이 대단히 불공정하게 치러진 점, 그리고 그 혜택을 박 대통령이 받았고 대통령 자신이 악용하기도 했던 점에 대해 일절 언급이 없었다”고 했다.

논란이 일자 홍 원내대변인은 구두브리핑을 통해 “‘귀태’ 표현과 관련해 책의 한 구절을 인용한 것인데, 확대 해석돼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비쳐졌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김재후/도병욱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