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7일 개성공단 재가동에 원칙적으로 의견을 모음으로써 파국으로 치닫던 개성공단 사태가 95일만에 일단 정상화 수순으로 들어갔다.

이번 사태는 지난 4월 3일 북한이 우리 쪽 근로자의 개성공단 입경을 일방적으로 제한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어 같은 달 8일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북쪽 근로자를 철수하겠다고 발표했고, 이튿날인 9일부터 개성공단의 가동은 9년 만에 완전히 멎었다.

이후 정부가 수차례 대화를 촉구하고 기업인들도 방북을 요청했지만, 북한은 이런 요청들을 거절하면서 사태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개성공단에 남은 우리 쪽 근로자와 관리인원 등 176명은 식자재를 비롯한 물자 반입이 3주 넘게 차단된 상황에서도 공단을 떠나지 않고 끝까지 버텼다.

그러나 이들의 신변 안전을 우려한 정부는 같은달 26일 개성공단에 남은 우리 인원의 전원 귀환 결정을 내렸다.

이후 북한 노동자의 미지급금 문제 등의 협의를 위해 남았던 홍양호 개성공단관리위원장을 비롯한 7명이 5월3일 우리 쪽으로 귀환하면서 개성공단은 잔류 인원 '0의' 텅 빈 유령 공단이 되고 말았다.

이후 한 달가량 북한은 지속적으로 대남 비난과 도발을 거듭하면서 사태는 장기화 국면에 들어갔다.

그러던 지난달 6일, 북한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특별담화문을 통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당국간 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의하면서 전환점이 마련됐다.

정부는 남북 장관급회담을 12일 서울에서 개최하자고 역제안했고 북한이 이를 수용하면서 개성공단 정상화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같은달 9일 장관급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에서 양측은 이튿날 새벽까지 철야 협상을 이어간 끝에 '남북당국회담'의 12∼13일 서울 개최에 합의했다.

그러나 회담의 의제와 대표단 구성은 양측이 각자 자기 의견을 고집한 미완의 합의였다.

결국 우리 쪽이 수석대표로 내세운 김남식 통일부 차관의 '급'을 문제 삼은 북한이 11일 회담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개성공단 사태는 다시 미궁에 빠지는 듯했다.

이후 한 달여 동안의 냉각 국면이 이어지던 지난 3일 북한이 개성공단 기업인과 관리위원회의 방북을 허용하겠다고 밝히고, 우리 정부가 제안한 6일 당국간 실무회담 개최가 성사되면서 다시 희망의 끈이 보였다.

그리고 판문점에서 만난 양측이 6일 오전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이어진 마라톤협상 끝에 개성공단 재가동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오는 10일 개성에서 후속회담을 열기로 하면서 석 달 넘게 이어지던 개성공단 사태는 해결 국면에 접어드는 조짐이다.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ljungberg@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