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문제를 논의할 남북 당국 실무회담이 오늘 판문점에서 열린다. 북한의 일방적인 접근금지 조치로 공단이 폐쇄된 지 3개월 만의 당국 간 대화다. 이번에야말로 개성공단의 본질적인 취약점을 확실하게 바로잡아야 한다. 상호 합의가 하루아침에 휴짓조각이 돼버린 상황에서 정상화라는 애매한 말로 북한의 위험천만한 일방주의를 그대로 안은 채 공단을 재가동할 수 없다.

개성공단에 다시 불을 켜고 우리 근로자들을 보내기 위해서는 공단의 법률적 위상에서부터 안전과 투자, 재산권 보장의 세부 운영 각론에 이르기까지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마땅하다. 그 방향과 원칙은 모두가 국제적 규준에 맞아야 하는 것이다. 가령 투자재산 보호 방식과 종사자 신변안전책 등 하나하나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되 어떤 경우든 상호 최고 당국자의 이행 보증은 기본이다. 금강산에서 남쪽의 시설이 무단 몰수됐고 개성공단도 이 지경이 되기까지 북한에 의한 약속 위반이 너무나 쉽게 자행됐기 때문에 이번만큼은 약속이행에 대한 적절한 보증이 필수적이다. 그러자면 개성공단 사업에 대한 인식부터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개성공단은 기본적으로 북의 저렴한 인건비와 남의 기술력, 자본이 결합된 투자사업이다. 민족협력이니 통일사업이니 하면서 감상에 젖은 정치적 접근방식으로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재발할 가능성이 언제라도 열려 있다. 입주 기업도 자유의사에 따른 투자 사업임을 제대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항구적이고도 제도적인 재발방지책이 먼저 마련된 뒤에라야 공단 재가동이 가능하다. 납득할 보장 없는 재가동은 우리 근로자를 북한에 인질로 내주는 행위와도 다를 게 없다는 사실을 우리 당국은 명심하기 바란다.

개성공단을 무조건 정상화하라는 식의 주장은 어리석음의 되풀이에 불과하다. 철저하게 경제적으로 그리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접근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유일한 해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