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재정경리부 부부장 겸 설계실 실장인 것으로 알려진 마원춘(붉은 원안). 그동안 그는 북한 매체를 통해 '당 중앙위 부부장'으로 소개됐을 뿐 정확한 직책이 공개되지 않았다. 사진은 지난 6월 1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함경남도 마전해수욕장을 방문했을때 수행한 모습. 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재정경리부 부부장 겸 설계실 실장인 것으로 알려진 마원춘(붉은 원안). 그동안 그는 북한 매체를 통해 '당 중앙위 부부장'으로 소개됐을 뿐 정확한 직책이 공개되지 않았다. 사진은 지난 6월 1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함경남도 마전해수욕장을 방문했을때 수행한 모습. 연합뉴스
'백두산 건축연구원' 출신 당 재정경리부 부부장 겸 설계실장

북한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새롭게 부상한 인사 중 한 명인 마원춘이라는 인물은 노동당 재정경리부 부부장 겸 설계실 실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원춘은 지난해 5월 9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평양 만경대유희장(놀이공원) 시찰할 때 수행자 명단에 처음 이름을 올린 후 이달 2일까지 김 제1위원장의 공개활동을 20여차례 수행했다.

그동안 그는 북한 매체를 통해 '당 중앙위 부부장'으로 소개됐을 뿐 정확한 직책이 공개되지 않았다.

복수의 대북 소식통은 5일 연합뉴스에 마원춘이 북한의 대표적 건축설계기관이자 최고의 건축설계사 집단인 '백두산 건축연구원' 출신으로, 현재 당 재정경리부의 부부장 겸 설계실 실장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재정경리부는 노동당의 재정과 살림을 책임지는 부서다.

그 산하에 있는 설계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그 일가 전용시설의 설계를 전담하는 조직으로, 백두산 건축연구원 출신 건축설계사 중에서도 최고 실력자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마원춘은 백두산 건축연구원 시절부터 김 국방위원장의 관저와 특각(별장) 등 김정일 일가의 시설 설계를 전담했고, 북한 당국이 심혈을 기울인 주요 시설의 설계도 지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김 국방위원장의 각별한 신임을 받아 2000년께 당 재정경리부 설계실 부실장으로 발탁됐다.

2001년 초에는 '중국의 건설을 배워오라'는 김 국방위원장의 특명을 받고 건설대표단을 이끌고 상하이를 비밀리에 찾아 현지의 건축 현황을 살펴보고 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동안은 북한 매체를 통해 활동상이 드러난 적이 전혀 없다가 김정은이 국방위 제1위원장으로 추대된 다음 달인 2012년 5월부터 김 제1위원장의 공개활동 수행자 명단에 잇따라 이름을 올리고 있다.

수행 분야는 주민편의시설인 류경원, 인민야외빙상장, 만수대지구 창전거리,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 등 주요 시설물 건설현장이 대부분이다.

이를 두고 김 제1위원장이 후계자로 내정된 이후 주요 건축물 건설을 그의 업적으로 내세우며 우상화를 꾀하는 북한이 재정경리부 설계실이 건축물의 설계와 건축을 관장하도록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k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