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외무부 "6자회담 재개 위해 공동노력 필요 역설"

러시아를 방문 중인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4일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외무부 고위 인사들과 무려 5시간에 걸쳐 6자회담 재개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전날 모스크바에 도착한 김 제1부상은 북한 대사관 차량을 이용해 이날 낮 12시 20분(현지시간)께 모스크바 시내 스피리도노프카 거리에 있는 외무부 관저에 도착했다.

김영재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가 수행했다.

◇ 김 제1부상, 러 측과 5시간 회담 = 러시아 외무부의 이고리 모르굴로프 차관 등 러시아 대표단은 북한 대표단에 먼저 관저에 도착해 있었다.

김 제1부상은 이에 앞서 외무부 청사에서 블라디미르 티토프 제1차관과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곧이어 러-북 양측 간의 비공개회의가 시작됐다.

관저 앞에는 연합뉴스와 일본 언론사 기자 등 10여 명의 취재진이 진을 치고 있었으나 관저 내부 출입은 허용되지 않았다.

애초 2~3시간 정도로 예상됐던 이날 회담은 생각보다 훨씬 길어졌다.

김 제1부상 일행은 이날 오후 5시 25분께에야 건물에서 나왔으며 곧이어 출입구에 대기하고 있던 대사관 차량에 탑승한 뒤 곧바로 출발했다.

관저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이 김 제1부상이 탄 차량 주변으로 몰려가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차는 멈추지 않고 그대로 떠났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회담이 끝난 뒤 웹사이트에 언론 보도문을 올려 북측과의 회담 결과를 설명했다.

◇ 러시아 "6자회담 재개 공동 노력 필요성 강조" = 외무부는 "오늘 블라디미르 티토프 제1차관이 김 제1부상과 면담했으며, 이고리 모르굴로프 차관과 김 제1부상 간 협의도 있었다"며 "회담에서 양측은 두 나라 관계 발전의 현 상황과 전망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한반도 상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한반도) 핵문제 해결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고 덧붙였다.

보도문은 이어 "러시아 측은 (회담에서)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2005년 9.19 공동 성명에서 합의된 원칙들에 기초해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위한 환경 조성에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또 "한반도 상황 안정화가 실용적 분야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협력을 현저히 활성화하고 대규모 다자 경제 프로젝트들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는 점도 지적됐다"고 덧붙였다.

한반도 상황 안정화가 이루어져야 중단 상태에 있는 북한 경유 가스관 건설, 같은 노선의 송전선 건설, 시베리아횡단철도(TSR)-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 등의 한국-북한-러시아 3각 경제협력 프로젝트들도 되살릴 수 있다는 의미였다.

외무부는 그러나 한반도 정세 안정화와 6자회담 재개 등을 위해 양국이 구체적으로 어떤 조처를 하기로 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회담 관계자도 "회담이 우호적 분위기에서 진행됐으며 양측이 모두 결과에 만족했다"고 전하면서도 구체적 합의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 전문가들 "북한, 러시아에 대화 노력 지지 요청했을 것" = 현지 외교 전문가들은 그러나 북한이 최근 주변국과의 강한 대화 의지를 보여온 만큼 러시아 측에 이같은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하고 러시아의 지지를 요청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북한은 미국과 한국 등이 대화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가시적 조치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우선 대화를 시작한 뒤 협상의 틀 안에서 모든 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주장을 펴면서 러시아에 공감을 호소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북한은 또 향후 회담의 의제와 관련 북한뿐 아니라 남한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 제공 등을 포함한 한반도 전체의 비핵화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과 한국 등을 적극적으로 설득해달라고 요청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러시아 측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지지를 표시하면서도 미국과 한국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이려면 북한이 핵문제 해결 의지가 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어느 정도의 가시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을 것으로 현지 외교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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