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관' 일정 어려울듯…항공편 대신 육로 이용도 처음

서울에서 오는 12일 시작되는 남북당국회담은 극도로 악화된 현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 6년 만에 마련된 비상구라는 점에서 현안 해결에 집중하는 밀도 높은 대화가 오가는 행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번 회담은 역대 장관급 회담 중에서 가장 짧은 기간에 치러진다.

지금까지 21차례 열린 남북 장관급 회담은 최소한 2박3일 일정을 소화했다.

2001년 11월 금강산에서 열린 제6차 회담의 경우는 5박6일 동안 진행됐고, 우리 측 대표단의 현지 체류기간은 7일이나 됐다.

그러나 이번 남북당국회담은 단 1박2일 만에 속전속결로 치러진다.

이번 회담의 의제가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 이산가족 상봉 등 하나같이 무겁고 굵직한 것인데 반해 양측에 주어진 시간은 이동 시간을 빼면 불과 하루하고 한나절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양측은 회담 기간에 전례 없이 밀도 높은 협의에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접촉에서도 양측이 합의에 진통을 겪으며 이튿날 새벽까지 대화를 강행하는 등 팽팽하게 대치했다는 점에서 12일 당국 간 회담도 주야를 막론하는 '마라톤 협상'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에 따라 이른바 '참관 일정'도 자연스레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남북 간의 고위급 회담에서는 대표단이 상대방 회담 장소를 방문하면 으레 그 지역의 유적지나 명승지 등을 둘러보는 참관 일정을 넣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이번 회담에서는 이 같은 짬을 내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이번 회담에서 북측 대표단이 우리 측을 방문할 때 항공편 대신 경의선 육로를 이용하기로 한 것도 눈에 띈다.

지금까지 21차례의 장관급 회담에서 양측은 상대방의 회담 장소를 방문할 때 직항편은 물론이고 때로는 중국을 경유하기도 하면서 단 한 번도 빠짐없이 항공편을 이용했다.

그러나 이번 회담은 의전과 형식보다는 해결해야 할 의제가 더 부각되는 행사라는 점에서 시간과 비용 면에서 유리한 육로 이동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ljungber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