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지원단체 "라오스서 체포된 후 한국행으로 변경"

라오스에서 추방돼 강제 북송된 탈북 청소년 9명의 애초 목적지는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희태 북한인권개선모임 사무국장은 3일 서울 중구의 한 레스토랑에서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실과 북한인권개선모임 등이 주최한 기자간담회 직후 연합뉴스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사무국장은 "이번에 (탈북청소년들을 안내한) 주 목사는 탈북 청소년들을 라오스 주재 미국대사관을 통해 미국에 보내려고 계획했었다"라며 "하지만 지난달 10일 라오스 경찰에 체포되면서 계획을 한국행으로 급작스레 바꾸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 목사와 지난달 8일과 9일에도 전화통화를 했었다며 라오스 경찰에 체포되기 직전인 지난달 10일 오전까지 주 목사는 탈북 청소년들을 미국 대사관에 진입시킬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 목사는 일행이 라오스 경찰에 체포되고 나서 10일 오후께 한국행으로 계획을 바꿨다는 것이 김 사무국장의 주장이다.

김 사무국장은 "한국 단체가 돈을 대는 애들은 한국에 데려오고, 미국에서 돈을 대는 애들은 미국에 데려가는 것이 원칙"이라며 "이번에 북송된 애들 9명도 미국의 수전 솔티 대표가 중국에서 먹이고 입히는 비용부터 이동 비용까지 다 댔기 때문에 미국행이 틀림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지난 4월 중순 중국 단둥 지역에 있는 주 목사의 거처를 방문해 탈북 청소년들을 만난 적이 있다는 한 대북 소식통도 "주 목사를 만났을 때 9명의 아이가 모두 미국으로 목적지가 결정됐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솔티 대표는 구체적인 전략없이 주 목사에게 '라오스에 가서 미국 대사관에 들어가기만 하면 된다'고 무책임하게 지시했다"라며 "주 목사는 경험이 없는 초행길로 애들을 데리고 가다가 경찰에 체포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사무국장은 주 목사와 탈북 청소년들이 라오스 비엔티안 이민국 근처에 있는 미국 대사관까지 산책하면서 담을 넘어 진입할 기회를 노렸지만 9명이 동시에 진입할 상황이 안 되고, 경비까지 삼엄해 포기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하태경 의원은 "외교부에서 보고받은 바로는 라오스 주재 우리 공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고 과거에 하던 매뉴얼대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아쉬운 것은 북한의 탈북자 정책이 강화되는 추세라는 것을 알았으면 새 정부 들어와서 새로운 지침을 세워 공관에 지시했어야 했다"라며 "(우리 공관이) 타성대로 했던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일건 기자 yoon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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