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국무총리가 31일로 예정된 대국민 절전 담화문 발표를 돌연 연기했다.

국무조정실은 "진상을 철저히 밝히는 게 선결 문제라고 생각해 담화문 발표를 연기한다"고 설명했다.

당초 정 총리는 이날 국가정책조정회의를 마치고 하계 전력수급 상황과 이에 대한 정부 대책을 소개한 뒤 담화문을 통해 국민들에게 전기 절약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하계 전력대란 우려의 근본 원인인 원전 부품 위조사태에 대한 진상 규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담화문 발표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원전 6기의 원자로에 시험성적표가 위조된 엉터리 부품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 여름철 전력 성수기를 앞두고 원전 가동이 대거 중단될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정 총리의 담화문 발표 예정 사실이 알려진 뒤 정부가 원전 관리·감독을 제대로 못하고 국민들에게 고통만 분담시킨다는 비판 여론이 일자 대국민 담화문 발표를 부담스러워 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