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새판짜기 변곡점, '안풍' 진로 시선집중
김무성 부상 속도, '차기 리더십' 경쟁 변수

'포스트 4·24' 정국을 맞은 정치권은 폭풍전야 마냥 고요하지만, 수면 아래는 새판짜기에 시동이 걸리면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4·24 재·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김무성(새누리당)·안철수(무소속) 의원이 정치권에 몰고 올 변화의 회오리를 여의도는 숨을 죽인 채 지켜보고 있다.

먼저 가늠하기 힘든 '안풍(안철수 바람)'의 진로를 따져보는 민주통합당의 긴장수위는 점증하고 있다.

장외 정치인이던 안 의원의 원내 입성은 본격적인 정치 세력화를 알리는 서막이라는 풀이에서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울타리가 불안한 의원들은 '안철수 브랜드'에 올라탈 개연성이 높아지고 있다.

총선ㆍ대선ㆍ보선 `트리플 연패'의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의 '탈출 심리'와 안 의원의 독자세력화 구상이 결합하면 신당 창당은 성큼 가시권에 접어들 수 있는 유력한 시나리오로 자리잡을 것이기 때문이다.

제도권 내로 들어선 안 의원이 앞으로 빠른 속도로 지반을 다지고 넓혀 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2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제는 개인기만 갖고선 안 되기 때문에 세력화를 시도할 걸로 본다"며 "뭔가를 보여주지 않고 시기를 자꾸 늦추면 지지자들은 또다시 지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출신의 민주당 재선 의원은 "안 의원이 속도를 낼수록 민주당 내부의 원심력이 커지는 것 아니냐"고 내다봤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5.4 새 지도부 선출 이후 민주당이 어떻게 달라지느냐에 따라 안 의원 쪽에서 10월 재·보선에 후보를 낼지, 말지가 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권 지형 변화의 한 축으로 떠오른 김무성 의원의 행보와 파급력을 놓고서는 다소 견해가 엇갈린다.

우선 차기 당 대표로 거론될 정도의 거물급인 김 의원이 새로운 당·청 관계 형성이나 대야 협상 국면에서 무게감을 나타내길 기대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PK(부산·경남) 출신의 한 의원은 "김 의원이 당내 새로운 구심점으로 세력을 형성할 수 있다"며 "그렇게 된다면 청와대와 차별성을 부각하며 리더십을 형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당청관계의 시발점이자, 여권내 본격적인 차기 경쟁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제2인자'를 허락하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의 스타일상 운신이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한계론도 나온다.

신 율 교수는 "김 의원은 자기정치를 할 사람이라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박 대통령에게 집중 견제를 받을 수 있는 만큼 주변에 사람이 모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철희 소장은 "대선이 끝났기 때문에 친박계는 김무성, 유승민, 최경환 그룹 식으로 분화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당장은 나서면 다치기 때문에 김 의원이 상황을 주시하면서 잠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