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협력도' 조사결과 비공개 뒤늦게 드러나 후폭풍

민주통합당의 5·4전당대회 지도부 레이스가 중반전에 접어든 가운데 비주류인 김한길 후보와 범주류로 분류되는 강기정 이용섭 후보간 공방전이 가열되고 있다.

김한길 후보가 대선당시 선거운동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설문조사 내용이 대선평가보고서에서 누락됐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후보간 갑론을박으로 이어지고 있다.

범주류에 속한 이용섭 강기정 후보는 19일 이 문제를 고리삼아 김 후보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조였다.

대선과정에서 김 후보의 최고위원직 사퇴가 리더십 공백을 촉발했다고 비판해온 이용섭 후보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후보의 책임론을 뒷받침해주는 증거 자료"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김 후보가 본인 책임을 통감하지 못하고 주류 측에 책임을 돌려온 것은 지도자로서 자질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강기정 후보도 "비주류가 당권 교체의 논리로 주류측의 대선책임론을 주창해왔고, 김 후보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면서 "김 후보가 제기한 대선책임론이 결국 자신에게 돌아오는 양날의 칼이 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범주류측의 협공에 대해 직접 대응을 피해왔던 김 후보도 이번 일은 그냥 지나가지 않았다.

김 후보는 CBS 라디오와 가진 인터뷰에서 "제가 선대위에 참여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차단하고 아무런 역할을 주지 않은 분들이 (이제와서) 실력 발휘를 못했다고 지적하는 셈"이라고 책임론을 정면으로 맞받아쳤다.

그는 또 "당시 자리는 주어지지 않았지만 전국을 돌며 최선을 다했다"며 " 우리끼리 자꾸 '당신 책임 더 크다'는 말은 하지 말자"고 반박했다.

당내에선 대선평가보고서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도 격화됐다.

주류 측 한 의원은 "대선평가보고서가 문제가 있다는 점을 극명하게 드러낸 사실이 아니냐"면서 "주류측의 책임론을 제기한 실명 공개 부분도 전혀 형평성에 맞지 않고 의도적이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반면 비주류 측 한 의원은 "비공개 부분이 알려지게 된 배경이 의심스럽다"면서 "이런 사실이 밖으로 유출된 것은 부끄러운 행태로, 더 이상 대선책임론을 둘러싼 논란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확전을 막으려는 자중론도 제기됐다.

박지원 의원은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어떤 의도에서 이런 보고서를 작성했는지 의심이 가지만, 대선평가보고서를 가지고 민주당이 '제 탓이오'라고 생각을 해야지 그 자체를 가지고 문제를 만드는 것도 국민에게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