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후 오니 더 큰 의미"…대전 국립현충원 참배

이명박 전 대통령은 천안함 사태 3주기를 맞아 27일 전사한 46용사가 묻힌 곳을 찾아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논현동 사저에서 출발해 버스 편으로 대전 국립현충원을 방문했다.

이 전 대통령은 1주기인 지난 2011년 3월26일에는 공식 추모식에 참석했으며, 이듬해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일정과 겹쳐 3월23일 묘소를 찾았다.

3주기인 올해는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참배함에 따라 하루 늦춰 방문했다.

이 전 대통령은 오전 11시20분께 대전 현충원에 도착하자마자 무거운 표정으로 현충탑에서 헌화하고 분향하며 호국영령을 향해 묵념했다.

이 전 대통령 뒤로는 재임 시 청와대 참모진으로 일했던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 김대기 전 정책실장, 이동관 전 홍보수석비서관, 안광찬 전 국가위기관리실장, 어청수 전 경호처장, 박정하 전 대변인, 임재현 비서관 등이 따랐다.

이 전 대통령은 조문록에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여러분을 우리는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적었다.

천안함 46용사가 묻힌 묘역으로 이동하기 위해 다시 버스에 승차한 이 전 대통령은 끝내 눈물을 훔쳤다.

묘역에 도착한 이 전 대통령은 희생 장병을 위해 다시 헌화하고 참배했다.

'이곳은 2010.3.26 서해안 임무 수행 중 희생된 천안함 46 용사가 잠들어 있는 곳입니다'라고 적힌 안내석을 사이에 두고 박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의 조화가 나란히 놓였다.

이 전 대통령은 곧바로 46명의 묘비 사이를 다니며 3년 전의 기억을 떠올렸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은 시신을 찾지 못한 강태민 상병, 김선호 병장 등의 묘비 앞에서는 "부모가 얼마나 슬퍼하겠나.

가슴이 더 아프겠지"라며 묘비에 붙은 이들의 사진을 어루만졌다.

또 100일 휴가도 나오지 못하고 산화한 장철희 일병 묘비 앞에서는 그가 입사를 원했던 코레일 명예 사원증이 붙어 있는 것을 보고 "맞다.

장 일병이 그랬었다"고 안타까워했다.

고(故) 민평기 상사 묘비 앞에 서서는 민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씨가 무기 구입에 써달라며 사망보험금을 포함해 1억원이 넘는 성금을 기탁했던 것을 언급하며 "대단한 어머니에, 대단한 아들"이라면서 묘비를 쓰다듬었다.

이어 수색 작업 중 순직한 한주호 준위 묘로 이동해 "구조작업을 할 때 갔었는데 물이 차서 힘들지 않느냐고 했더니 '괜찮습니다'라고 대답했다"고 당시를 떠올리며 다시 한번 눈물을 닦았다.

이 전 대통령은 참배를 마치고 귀경길에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퇴임했다고 찾아오지 않느냐고 46용사들이 내게 말하는 것 같았다"면서 "이번이 세 번째인데 퇴임 후 와서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또 "통일이 되면 천안함 46용사들의 이름을 한명 한명 다시 부르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현재는 장병의 정신무장이 강해지는 등 국방태세가 완전히 달라졌다"면서 "북한이 그것을 알아서 말로만 위협을 하지 함부로 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대전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aayy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