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21일 주재한 보건복지부 및 식품의약품안전청 업무보고는 역대 업무보고와 달리 토론 형태로 이뤄졌다. 업무보고는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 동안 진행됐는데, 한 시간은 토론에 할애됐다고 한다.

특히 현장에서 일하는 복지 공무원들이 업무보고에 참석, 이들이 토론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복지 업무를 22년째 맡고 있는 정은숙 서울 성동구청 희망복지지원팀장은 박 대통령 왼쪽에 앉아 눈길을 끌었다.

한 참석자는 “현장 공무원들이 실제로 겪는 어려움을 집중적으로 지적했고, 부처 실무진은 이들의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을 했다”며 “박 대통령은 이들의 토론을 유심히 들으면서 가끔 자신의 의견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 참석자는 “과거 정부에서는 부처 보고-대통령 지시의 형식으로 이뤄졌는데, 이번에는 격의 없는 토론이 진행돼 놀랐다”고 전했다.

토론에서는 협업에 대한 논의가 많았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부처별 칸막이를 없애라고 지시한 결과다.

식약청이 처음으로 대통령 업무보고를 실시했다는 사실도 화제였다. 업무보고에 참석한 한 식약청 관계자는 “20년 동안 식약청에서 일했는데, 지금까지는 외청이어서 업무보고 대상이 아니었다”며 “청와대에 와서 업무보고를 한 것도 감격인데, 복지부와 동급 대우를 받아 더 감격스럽다”고 말했다고 한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