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 안된 인사' 비판 속 4월 재보선 공천작업 속도

새누리당은 11일 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정치권 재등장에 겉으로 시큰둥한 반응을 반응을 보였다.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예고한 안 전 교수의 귀국 후 행보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렸지만 당 차원의 논평이나 성명을 내지 않은 채 공식 대응을 자제한 것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안 전 교수는 자기가 정치하겠다고 해서 나오는 것인데 새삼스러운 일이냐"고 되물었다.

당내에서는 공개적으로 '덕담' 수준의 발언만 나왔다.

이인제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한 걸음, 한 걸음 좋은 정치를 위해서 열심히 노력해 주기를 기대한다"며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서 우리 제도 정치가 크게 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괜히 민감하게 반응해 안 전 교수의 '몸값'을 올려줄 필요가 없다는 판단으로 받아들여진다.

안 전 교수에 대한 지지층이 중도에 밀집돼 있어 각을 세우면 새누리당이 비판의 화살을 맞을 수도 있다는 전략적 고려도 작용한 듯 하다.

당장은 새누리당보다 대선 패배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민주통합당이 안 전 교수의 등장으로 더욱 혼란스러워지는 구도인만큼 일단 지켜보자는 관망 자세를 취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당내 '심기'가 편한 것은 아니다.

주목받는 대선주자급 야권 정치인의 등장이 당으로서도 결코 달가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새누리당으로서도 경계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가뜩이나 정부조직법 개편을 두고 벌어지는 여야의 공방이 구태라는 비판을 받는 마당에 안 전 교수가 새 정치를 기치로 '틈새시장'을 파고들 경우 여당, 나아가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동력도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상일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야권에서는 '쉬운 지역을 골라 출마하는 것이 새 정치냐'는 등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면서 "국회의원직을 쉽게 얻으려는 속셈을 꼬집는 데 공감하는 국민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철우 원내대변인도 현안 브리핑에서 "대통령 후보로 나왔을 때 새 정치보다는 구태 정치를 보여줬고 단일화 타령만 하다가 퇴장했다"면서 "이번에는 성함 그대로 안철수니까 철수하지 말고 끝까지 새로운 정치를 보여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당 고위 관계자는 "전혀 검증이 안 된 사람한테 포커스를 너무 맞추니 본인도 놀라는 것 같다"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게 정치라고 하지만 국민이 선택하기에는 전혀 검증이 안됐다"고 비판했다.

안 전 교수의 등장에 '까칠한' 반응을 보이는데서 나아가 의미를 평가절하함으로써 정치적 파장을 최소화했지만 당 내부는 지난 7일 구성된 공천심사위원회의 첫 회의를 갖고 본격적인 후보자 심사에 착수하는 선거 채비에 속도를 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현혜란 기자 aayyss@yna.co.krrunr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