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4·24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오늘 귀국한다. 안 전 교수와 연대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로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이 시끄럽다. 안 전 교수는 지난 대선 때 야권 통합후보 자리를 내놓으라며 민주당에 굴욕을 안겼던 인물이다. 소위 ‘아름다운 단일화’와는 거리가 먼 후보 사퇴로, 결과적으로 문재인 후보의 패배에 일조한 책임도 있다. 그런 안 전 교수와 연대 주장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민주당의 초라한 현주소를 보여준다. 한국갤럽이 지난주 성인 12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율이 창당도 하지 않은 ‘안철수 신당’보다 10%포인트 낮게 나타난 것도 다 이유가 있다.



민주당은 노무현 정부 때 확정한 한·미 FTA, 제주 해군기지를 야당이 된 뒤에는 정략에 얽매여 손바닥 뒤집듯 반대로 일관해 국민의 신뢰에 금이 갔다. 야권연대라는 허울로 종북세력과 손잡으면서 이석기 김재연 등 종북파에게 금배지를 달아준 책임도 있다. MB정부 초기 거짓 정보에 의한 광우병 촛불시위를 방치함으로써 수도 서울이 무법천지가 된 것도 수수방관했다. 결국 이념의 혼선과 집권철학의 부재가 수권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낳아 추락의 길로 이어졌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만 이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환골탈태한다더니 대선이 끝난 지 석 달이 지나도록 패배원인을 놓고 네 탓 공방과 계파싸움을 거듭하고 있다. 기껏 보여준 게 ‘현충원 사죄 3배(拜)’ 나 ‘회초리 민생투어’ 같은 이벤트밖에 없다. 무조건적인 반대를 선명하고 강한 야당의 필수조건인 양 착각하는 모습도 달라진 게 없다. 국리민복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방송관할권 문제를 들어 새 정부의 출범을 저지하는 것은 몽니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북한 김정은은 핵무기로 위협하며 한반도를 위기로 몰고가는데 민주당은 새 정부를 국무회의조차 못 여는 식물정부로 만들었다. 게다가 대선 패배의 원인 제공자 중 하나이며, 정치적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안 전 교수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정도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수권능력을 지닌 책임있는 야당이다. 건전한 야당은 건전한 정부의 필수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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