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연대 세력별 셈법 달라 난항 예상…"전폭지원해 대선때 진 빚 갚아야" 의견도

민주통합당은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출마키로 한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의 후보 공천 문제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당내에서는 안 전 교수가 일러도 10월 재보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았지만 4월 조기 출마로 방향을 잡자 4·24 재보선 전략을 새로 짜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노원병 공천은 대선 이후 야권연대의 틀을 재정립하고 민주당과 안 전 교수와의 관계설정을 위한 풍향계로 작용하는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당의 최종 입장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기류는 크게 두 가지로 갈린다.

우선 문희상 비대위원장을 필두로 "공당이라면 후보를 내야 한다"며 노원병 공천 필요성을 거론하는 원칙론적 목소리가 있다.

이는 안 전 교수의 부산 출마 요구로 연결된다.

야권이 서울 노원병(진보정의당), 부산 영도(안철수), 충남 청양·부여(민주당) 등 3개 재보선 지역에 야권 단일후보를 내는 것이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시각이 반영된 것이다.

이런 경로가 야권연대의 틀을 이어가는 동시에 안철수발(發) 정계개편이 가시화될 경우 대통합론이 탄력을 받거나 독자신당 시에도 당내 출혈을 최소화하는 길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김태년 의원은 5일 개인성명에서 "안 전 교수는 분열의 정치가 아니라 야권통합에 기여하는 역할을 견지해야 한다"며 "안 전 교수가 출마지역 선정에서 야권 전체 진영의 이해를 구하고 충분한 숙의를 거쳐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노원병에 후보를 내지 말고 안 전 교수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안 전 교수가 대선 때 후보 자리를 양보하고 문재인 전 후보를 지원한 만큼 이번에는 민주당이 화답할 차례라는 것이다.

김영환 의원은 "안 전 교수 지지세력과 민주당은 연대하고 통합할 대상이기 때문에 대선 때 진 빚을 갚아야 된다는 논리도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목희 의원도 "안 전 교수가 사전에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해 논란을 불러온 것은 안타깝다"면서도 "안 전 교수가 대선 때 민주당에 협력한 만큼 그 협력정신을 살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야권 전체로도 민주당 내부는 물론 안 전 교수측, 진보정의당, 통합진보당 등 노원병에 후보를 낼 예정인 세력별 이해관계가 달라 노원병 공천을 둘러싼 야권 내 논란은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진보정의당 관계자는 "안 전 교수가 노원병을 양보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후보를 낼 수밖에 없다"고 밝혔고, 통합진보당 관계자는 "나머지 야권 후보군이 단일화를 하더라도 우리는 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안 전 교수 측이 열린 자세로 논의한다면 3개 재보선 지역에 야권 단일후보를 내는 야권 연대가 가능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안 전 교수 측 송호창 의원은 "벌써 단일화 얘기를 할 때는 아닌 것같다"며 "일단 안 전 교수가 귀국한 뒤 생각해볼 문제 아닌가 싶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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