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도 출근해 청문회 준비..TF 공무원들 사퇴 소식에 '충격'

4일 전격 사퇴 의사를 밝힌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가 지난 주말과 연휴 기간에도 열성적으로 부처 업무 구상과 청문회 준비를 했던 것으로 알려져 급작스런 사퇴 배경에 의문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한 고위 공무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내정자는 삼일절에도 출근해 각 부처 1급이상 공무원들과 미래부의 컨셉, 창조경제 실현 방안 등에 대해 토론하며 자정이 가까워서야 동화면세점 사무실에서 퇴근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김 내정자는 지난 주말에도 내내 사무실로 출근해 공무원들과 함께 청문회 자료 등을 검토했다는 게 청문회 준비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김 내정자 청문회 준비팀 관계자는 "후보직 사퇴를 암시하는 비슷한 내색도 전혀 없어 충격적"이라며 "준비팀 대부분 김 내정자의 국회 기자회견 기사를 보고 거의 공황 상태에 빠졌다"고 말했다.

심지어 김 내정자는 이날 오전 후보직 사퇴를 발표하는 국회 기자회견 일정도 준비팀 등에 미리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준비팀 관계자는 사퇴 소식이 전해진 직후 배경을 묻자 "지금 우리 내정자가 어디 있느냐"며 오히려 반문하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는 말에 "보고를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는데 국회에 있다니..."라며 당혹해 했다.

김종훈 내정자는 내정 이후 지금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화면세점 15층에 사무실을 꾸리고 공무원 20여명과 함께 청문회를 준비하며 교육과학기술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 미래부로 통합이 예정된 부처들로부터 현안 보고를 받아 왔다.

그러나 정부조직개편안 국회 통과가 난항을 거듭하면서 미래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청문회 일정조차 아직 잡히지 않았고, 김 내정자와 준비팀도 국회에 청문회 자료를 제출하지 못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김 내정자의 심경 변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요즘 정치권에서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한국에서 수십 년 공무원 생활을 한 나도 답답하고 실망스러운데 미국에서 살다 온 내정자의 시각으로는 오죽 더 이해하기 힘들었겠느냐"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