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5일까지 처리해 달라" vs 민주 "국회·국민·야당 무시 행태"
국회 의장단·여야 연석회의 개최 가능성…극적 타결여부 주목

여야가 정부조직 개편안을 둘러싸고 '강대강' 대치를 거듭하고 있다.

여야 간 기싸움이 한 달째 이어지고 있지만 서로 "양보는 다 했고 이제 더 물러설 곳이 없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2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오는 5일까지 타결하지 못하면 새 정부 장관도 임명하지 못하는 등 국정표류의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그렇게 되면 여당은 '정치력 부재', 야당은 '발목 잡기'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어 어느 쪽 하나 느긋할 수 없는 형편이다.

그런데도 여야는 1·2차 처리 시한(2월14일, 18일)을 모두 넘기고 1일 현재까지 입씨름만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이 지난 1월30일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발의하고 난 뒤 소득 없이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는 1일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오늘로 닷새째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지만 정부조직을 완전하게 가동할 수 없어 손발이 다 묶여 있는 상태나 다름없다"면서 "5일 마감되는 이번 임시국회 내에 반드시 처리되기를 간절하게 소망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개편안이 과거에 비해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늦게 제출됐고 야당의 많은 양보에도 불구하고, 일점일획도 고치지 않고 원안을 사수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가이드라인 정치' 때문에 국회 협상이 공전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제 4, 5일 본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최대 고비는 이날부터 주말로 이어지는 연휴 3일이다.

여야는 현재 비보도 방송 분야의 미래창조과학부 이관 문제를 놓고 서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외견상으로는 양측간 접촉 계획도 없이 협상은 제자리를 맴도는 형편이다.

새누리당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야당에 줄 것은 다 줬다"며 지금의 여당 안에서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고, 민주통합당 협상 창구인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도 "우리로서는 내놓을 수 있는 안을 모두 내놓았다"고 맞서고 있다.

이렇게 현재까지 여야의 줄다리기 상황만 보면 전망이 밝다고 볼 수는 없지만 미세한 변화도 감지된다.

좀체 물러설 것 같지 않던 야당은 지난달 27일 수정안을 제시했고, 여당 내부에서는 당내 비주류를 중심으로 강경일변도의 박근혜 대통령과 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론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너무 청와대 눈치만 보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공식적으로는 연휴 동안 여야간 협상 계획이 없지만 수시로 전화 통화를 하며 물밑 접촉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연휴기간 2일 또는 3일 국회의장단, 여야 대표 및 원내대표간 연석회의가 전격적으로 열릴 경우 협상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물론 양쪽 모두 끝까지 양보하지 않아 파국으로 치닫는 '치킨 게임'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계속 이렇게 나가면 여당안에 대한 찬성 비율이 높기 때문에 야당이 물러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 원내수석부대표도 "지금은 박근혜 대통령의 판단이 끝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야당이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고리로 도덕성 논란이 일고 있는 일부 장관 내정자 낙마, 제주해군기지 공사 중단, 쌍용차 사태 국정조사 등 다른 사안과 연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홍지인 기자 aayyss@yna.co.krljungber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