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외교안보 분야 핵심 브레인이다. 박근혜 대선캠프에서 외교안보 분야 좌장을 맡아 정책의 큰 그림을 그렸다. 박 당선인이 ‘신뢰외교’ 비전을 제시했던 2011년 포린어페어지 기고문의 초안을 준비한 전문가 중 한 사람이다.

윤 후보자는 외무고시 10회 출신으로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동기다. 북미국장, 주미 공사, 차관보 등 핵심 보직을 거친 대표적인 ‘미국통’이다. 큰 틀의 전략적 안목과 꼼꼼한 일처리 능력을 함께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차관보까지 올라가며 승승장구했던 그는 30년 넘게 외교부에 몸담고도 ‘외교관의 꽃’으로 불리는 재외공관장(대사)을 한번도 하지 못하고 은퇴한 ‘불운한 외교관’이기도 하다. 노무현 정부 말기에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수석으로 일했던 전력 때문에 이명박 정부에서 꿈을 펼칠 기회를 잡지 못했다는 게 외교가 안팎의 분석이다.

이후 서강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으로 지내면서 2010년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박 당선인과는 서강대 교수로서 외교안보 분야 조언을 해주며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관료 출신답게 정치적 성향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윤 후보자 앞에 놓인 한반도의 대외 환경은 녹록지 않다. 북한이 지난 12일 제3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최악의 한반도 상황에서 외교안보 정책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자신이 좌장을 맡아 성안했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첫 단계부터 위협받는 상황에서 외교안보 정책의 첫발을 내디뎌야 하는 만큼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윤 후보자는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한꺼번에 말씀드릴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어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에 대해 “호흡이 아주 잘 맞는다. 앞으로도 협조가 잘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은 정은영 씨(53)와 1녀.

△서울(60) △경기고, 서울대 법학과 △외무고시(10회) △외무부 북미1과장 △주미 공사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 정책조정실장 △외교부 차관보 △대통령 통일외교안보정책수석비서관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외교통일추진단장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국방·통일분과 인수위원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