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31일 오후 황우여 대표 등 새누리당 지도부와 비공개 긴급 회동을 갖고 총리 인선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나홀로 인선’이란 비판을 받았던 박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이 바뀌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새누리당 관계자들은 “박 당선인 측이 먼저 당 지도부에 연락을 해 오후 4시께 서울 강남에서 만났다”고 말했다. 황 대표 외에 이한구 원내대표, 서병수 사무총장 등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2시30분 전남 여수 서시장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취소하고 서울로 돌아왔다.

박 당선인은 당 지도부에 김용준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에 따른 새 총리 지명자 인선 문제,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국회에서 정부조직개편 법안이 원안대로 통과될 수 있게 당의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당선인은 김 전 총리 후보자를 임명할 때 측근들에게도 알리지 않아 ‘나홀로 인선’이란 지적을 받았다. 박 당선인이 이날 당 지도부와 비공개 회동한 것을 시작으로 주변에 총리 및 장관 후보자에 대한 조언을 폭넓게 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 당선인은 오는 6일 당 연찬회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황 대표는 이날 밤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회동 내용에 대해 “(총리) 인선 얘기는 없었다”며 “조직개편안과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 문제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그는 “총리는 120% (당)외부 인사다. 나는 아니다”고 말해 일부에서 나오는 자신의 총리후보설을 부인했다. 총리 인선 발표 시기에 대해서는 “1일 발표는 150% 없다”고 단언했다.

한편 김 전 총리 후보자의 낙마로 박 당선인의 청와대 비서실장 인선이 계획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그동안에는 박 당선인이 총리와 장관 후보자를 정한 뒤에야 청와대 진용을 짤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비서실장이 우선 기용되면 조각을 위한 인사 검증과 대통령실 업무 인수인계 등을 맡길 수 있다.

이태훈/김재후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