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지도부ㆍ원내지도부와 첫 오찬.."늘 국회 의견 존중할 것"
총리후보 등 인사문제ㆍ이동흡 청문회 언급 안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새누리당 당ㆍ원내지도부의 23일 오찬회동은 박 당선인이 출범을 앞둔 새 정부의 현안을 놓고 `여의도 정치권'과 처음 대면한 자리였다.

박 당선인은 대통령으로서 국회를 존중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하면서 새 정부의 첫 관문인 정부조직법 개정과 각료 인사청문회가 국회에서 원만히 처리될 수 있도록 당이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12월19일 대선에서 승리한 후 당 지도부와의 첫 공식 만남이었던만큼 선거에서의 노고를 격려하는 덕담과 대선공약 이행에 대한 다짐도 오갔다.

`박근혜 정부'의 초기 순항 여부를 가늠할 분수령인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각료 인선안이 조만간 대통령직인수위의 손을 떠나 국회에 맡겨지는만큼 박 당선인이 직접 나서 원만한 처리를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조직법안은 주말까지 조문작업을 마치고 내주 국회처리 절차에 들어가며, 박 당선인의 첫 조각인선인 총리 지명도 늦어도 내주초 이뤄져 인사청문 수순으로 접어들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은 황우여 대표, 이한구 원내대표, 최고위원단, 당 소속 국회 상임위원장들과 광화문의 한 음식점에서 1시간20분여 가진 오찬에서 "우리는 공동운명체"라는 말로 새 정부와 새누리당간의 협력을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해 "(저의) 청와대 경험, 상임위 활동을 비롯한 국회의원으로서의 경험이 바탕이 된 것"이라면서 "총선과 대선 과정에서 국민께 한 약속을 실천하려는 의지를 갖고 마련했다"고 설명했다고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이 전했다.

박 당선인은 이어 "대선에서 읽은 민심을 늘 생각하면서, 우리가 국민과 국민행복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이번 정부조직개편안에 힘을 실어달라"고 협력을 구했다.

국회를 존중하겠다는 기존의 입장도 재차 확인했다.

박 당선인은 "이번 임시국회는 어느 때보다 중요한 국회가 될 것이며 저는 늘 국회 의견을 존중하며 일을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총ㆍ대선 공약에 대해 "공약은 후보의 약속일 뿐 아니라 당의 약속"이라면서 "입법ㆍ예산으로 하나하나 지켜나가면서 기본적으로 국민에 대한 도리를 해야 하고, 그런 과정에서 국민께 신뢰도 더욱 쌓여가는 만큼 각별히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대선공약인 '국민행복시대'를 이루기 위해 새 정부와 새누리당이 공동책임의 자세와 소통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우리가 모두 공동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새 정부가 성공하는 정부가 될 수 있도록 여러분께서 국민의견을 잘 전달해달라"며 "(저는) 이를 성심껏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박 당선인은 치열했던 대선전을 뛰었던 참석자들에게 "그동안 많이 도와주신데 감사하다"는 인사로 모두발언을 시작했다. "의원들이 많으니 제가 다시 국회에 온 것 같다"는 조크를 던지기도 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당에서는 황 대표와 이 원내대표 외에도 서병수 사무총장, 심재철 유기준 최고위원, 이상일 대변인, 이철우 신의진 원내대변인, 국회 상임위원장인 강길부 김정훈 김태환 서상기 유승민 장윤석 한선교 의원이 참석했다.

인수위에서는 진영 부위원장, 유일호 당선인 비서실장, 이정현 정무팀장, 조 대변인이 자리를 함께 했다.

그러나 참석자들이 돌아가며 발언하는 형식은 아니었다. 박 당선인은 헤드테이블에서 이 원내대표, 진 부위원장 등과 주로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가벼운 환담이었다"고 전했다.

다른 참석자들도 민감한 현안이 화제에 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총리 후보자 인선에 대해서는 박 당선인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정부조직개편안 논란, 택시법, 4대강 사업 감사,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문제 등은 거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측은 "당초 내일(24일)쯤 국회를 열도록 논의됐기 때문에 오늘 점심을 잡았던 것 같다"며 "선거 후 한번도 당 지도부를 못 만났기 때문에 점심식사를 하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박 당선인은 오찬 후 식당을 떠나며 일부 손님, 직원들과 악수를 나눴다.

오찬에 이어 삼청동 인수위를 방문했을 때 박 당선인은 기자들로부터 "이동흡 후보자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총리 지명시기는 언제인가"라는 질문을 받았으나 답변하지 않았다.

인수위에 도착했을 때에는 승용차에서 내린 뒤 경호원이 우산을 씌워주자 본인이 직접 우산을 들고 5m 정도를 걸어 인수위 현관으로 들어섰다.

김화영 기자 quint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