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평가위원장으로 외부인사 검토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을 도와 대선 이후 아노미 상태에 빠진 당을 추스를 비대위원에 누가 기용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비대위원장은 9일 위원장으로 선출된 뒤 "10일에는 비대위원 인선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여의치 않은 분위기다.

문 비대위원장이 전날 취임 인사에서 "자다가 홍두깨를 맞은 격"이라고 말할 정도로 예상치 못한 선출이었던 만큼 준비가 덜 됐기 때문이다.

박용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늦으면 주말까지 갈 수 있다"면서 "다음 주 월요일 비대위 첫 회의를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박기춘 원내대표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고, 원혜영 유인태 의원 등 중진의 의견도 반영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단 비대위원은 위원장을 포함해 9명 안팎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이며,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외부 인사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비대위원장이 `관리형' 이미지가 강한 것을 감안해 비대위원으로는 `혁신형' 이미지의 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계파와 지역을 안배하는데 주안점을 두면서, 여성 몫으로 두 자리를 할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미 수락연설을 통해 정치혁신 분야에서 `문재인 역할론'을 꺼낸데다, 대선평가위원장 후보에 비주류 좌장격인 김한길 의원, 전대 준비위원장 후보군으로 정동영 정대철 상임고문 등을 각각 거론했다.

이런 발언에 대해 문 비대위원장 측은 "단순한 예일 뿐"이라고 해명하고 나섰으나, 계파 간 역할 분담을 통해 당내 갈등을 봉합하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여진다.

일각에서는 비대위가 당내 분란 최소화를 우선하는 바람에 혁신이 뒷전으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이 지난해 4ㆍ11 총선을 앞두고 비대위를 구성하면서 이준석 비대위원을 영입한 것과 같은 `깜짝 인선'이 이뤄질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비대위 기간이 짧고 권한에 한계가 있는 데다 배타적인 당내 문화, 민주당에 대한 외부의 따가운 시선 등을 고려할 때 적절한 인사를 영입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비대위 내 기구로는 대선평가위, 전대 준비위와 함께 정치혁신위도 꾸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 비대위원장은 대선 평가의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대선평가위원장으로 외부인사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가위원은 비대위원이 겸직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평가위는 평가 과정에서 당내 반발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미 주류 측 일각에서는 대선 패배 책임론에 대해 강한 거부 반응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박 원내대표는 이날 고위정책조정회의에서 "민주당은 철저한 평가와 처절한 혁신의 길로 갈 것"이라고 공정하고 엄격한 대선평가 의지를 다졌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