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냉정하게 대선 평가.국민만 보겠다"

대선 패배 충격에 빠진 민주통합당을 수습할 비상대책위원장에 5선의 문희상 의원이 선출됐다.

민주당은 9일 오전 국회에서 국회의원ㆍ당무위원 연석회의를 열어 문 의원을 비대위원장에 만장일치로 합의 추대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대선 패배 후유증을 조기에 수습하고 민주당의 쇄신과 변화를 이끌어 가야 할 중책을 맡게 됐다.

지난달 28일 선출된 박기춘 원내대표와 함께 박근혜 정부 출범에 앞서 진행될 총리ㆍ장관 인사청문회 대응 전략도 진두지휘해야 한다.

이르면 오는 3월말께 새 대표 선출을 위해 치러질 전당대회를 엄정히 관리하는 것도 문 위원장의 역할로 손꼽힌다.

그러나 대선에서 패한 지 22일 만에 비대위원장을 선출할 만큼 민주당이 지리멸렬한데다 비대위원장 자리를 놓고 한바탕 계파 갈등을 노정한 상황이어서 `관리형'인 문 위원장이 당 수습과 쇄신에 제역할을 해낼지에 대한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임시로 비대위원장을 겸임했던 박기춘 원내대표는 그동안 원로 및 중진의원들, 선수별 의원그룹과 잇따라 회동을 갖고 의견을 수렴했으며, 이날 비공개 연석회의에서 문 의원을 비대위원장 후보로 추천했다.

당내 주류와 일부 초ㆍ재선 의원들은 박영선 의원 추대를 도모했으나 대선 패배 책임론을 내세운 비주류 의원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문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패배 원인 분석 등 철저하고 냉정하게 대선을 평가하고 전대를 차질없이 준비해 새 지도부가 당의 혁신과 수권정당으로서 새 길을 모색할 수 있도록 토대를 튼튼하게 닦아 놓겠다"고 말했다.

그는 "더 깊이 국민 속으로 들어가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며 "오직 국민만 바라보면서 국민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르면 10일 비대위원 인선을 거쳐 비대위를 출범할 방침이다.

경기 의정부 출신의 5선 의원인 문 위원장은 1980년 `서울의 봄' 때 김대중 전 대통령 진영에 합류, 정치에 입문했으며 민주당 최고위원, 국회 정보위원장, 청와대 비서실장 등을 역임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박경준 기자 k0279@yna.co.krkj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