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무성도 주일대사에 항의 전화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한국 법원의 야스쿠니 방화범 인도 거부 결정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아베 총리는 4일 미에(三重)현 이세(伊勢)시에서 취재진에게 한국 법원이 일본의 범죄인 인도 요청을 거부한 데 대해 "사실상 조약을 무시한 것으로 매우 유감이다"라며 "항의하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연말연시 연휴를 끝낸 뒤 일본 신사인 이세신궁에 참배하러 간 길에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응답했다.

일본 외무성의 가와이 지카오(河相周夫) 사무차관은 이날 신각수 주일 한국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했다.

가와이 사무차관은 야스쿠니 방화 시도는 한일 범죄인인도조약상 인도를 거부할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한국 법원의 결정은 매우 유감이라고 항의하고 향후 한국의 적절한 대응을 요구했다.

전날 법원의 결정 직후 주일 한국대사관을 통해 유감을 표명한데 이어 한단계 항의 수위를 높인 것이다.

가이에다 반리(海江田万里) 민주당 대표도 이날 오전 이세신궁 참배길에 취재진에게 "정치범은 정치적인 사상·신념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을 가리킨다"며 "(야스쿠니 방화범은) 정치범과 달리 방화라는 형사상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느냐"며 한국측 결정을 비판했다.

일본 여야 당수의 연초 이세신궁 참배는 연례 행사이며, 일본 총리는 관례상 참배를 끝낸 뒤 이세신궁 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도쿄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