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선 개표 경비를 마치고 퇴근하던 경찰관이 교통사고로 순직해 주변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경비과 경비작전계 소속 임종환 경사(33)가 대선 경비 업무를 마치고 퇴근하던 중 교통사고로 순직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임 경사는 19일 오전6시부터 대선 경비업무를 수행하고 이날 오후4시부터 서울 가양동 경서스포츠센터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경비 근무에 들어갔다. 35만여표의 개표가 유독 늦게 끝나 임 경사는 20일 오전4시께 퇴근길에 나섰다. 경기도 파주 교하신도시 자택으로 돌아가던 임 경사는 제2자유로를 지나던 중 삽다리IC 부근에서 도로 1·2차선에 설치된 플라스틱 드럼통을 피하려다 차량이 넘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친 임 경사는 급히 경기도 일산백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전 7시30분 순직했다.

지난 2003년 12월 순경공채로 경찰에 입직한 임 경사는 2004년부터 2010년까지 만 6년 동안 서울지방경찰청 22경찰경호대에 근무하며 청와대 경비 업무를 맡아온 ‘경비·경호 베테랑’이었다. 지난해 11월 강서경찰서 지구대에 배치된 뒤 지난 2월 경비작전계에 들어온 임 경사는 핵안보정상회의 19대총선 여수엑스포 등 200여회의 행사를 치러내 지난 7월 핵안보정상회의 경비 유공으로 경찰청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평소 주변 동료들을 잘 챙기며 ‘스마일맨’이란 별명을 갖고 있던 임 경사는 아내와 7살 3살의 두 딸과 함께 살면서 “부산에 사는 홀어머니를 모시고 싶다”며 전근을 신청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날은 임 경사 아버지의 기일로 부산에 내려가기 위해 이틀간 연가를 낸 상태였다. 임 경사의 팀 동료인 강성환 경사(43)는 “올해 행사가 많아 주말 근무가 이어진데다 지난달 25일부터 선거경비상황실 근무로 잠도 제대로 못 잤다”며 “동생 같은 후배를 떠나보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울먹였다.

경찰은 “임 경사를 경위로 1계급 추서했으며 22일 오전10시 강서경찰서장으로 장례를 치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빈소는 서울 공항동 중앙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2일이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