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에서 이기지 못하면 정치를 그만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마지막 기회’라고 했다. 그는 이날 국회의원(비례대표)직을 내놨다. 대선에 ‘올인’하겠다며 배수진을 친 것이다.

그는 “나라와 국민을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바쳐 지난 반세기 동안 이루지 못한 국민대통합과 국민행복시대를 열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국민이 원하는 책임 있는 변화와 새 정치, 새 시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어린 나이에 청와대에 들어가서 나올 때까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로 정치에 입문한 이후 오늘까지 제 인생의 대부분은 국민과 동행하며 살아왔다”며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서기까지 어려운 시간의 연속이었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자체가 국민의 힘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은 정치 인생 전부를 나라와 국민 여러분에게 바칠 수 있도록 마지막 기회를 주실 것을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박 후보는 이날 중앙선대위 전체회의에서 “중앙에는 꼭 필요한 인력만 남고 전부 현장으로 가라”고 지시했다.

향후 대선 전략과 관련, 민생·정책 행보와 함께 중도층 공략에 주력하겠다는 게 박 후보 측 전략이다. 사퇴한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의 주요 지지기반이었던 중도·무당파를 누가 더 잡느냐가 대선 승패를 좌우할 변수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그가 기자회견에서 통합을 강조한 것도 이런 차원이다. 한국경제신문과 글로벌리서치의 지난 24일 여론조사 결과 부동층은 안 후보 사퇴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17.1%로 나타났다. 중도층 잡기를 위해 ‘쇄신 카드’와 ‘정책 차별화’로 승부수를 던질 계획이다. 가계부채, 사교육비 부담 경감, 일자리 확충 등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우리에게는 꼭 보수층만이 아니라 과격하고 급진적이며 모험적인 세력을 제외한 합리적인 중도 세력과의 대결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박 후보의 선거비용으로 사용할 ‘박근혜 약속펀드’를 26일 출시한다. 모금액은 250억원이며 1만원이 최소 금액으로 1만원 단위로 참여 가능하다. 이자는 연 3.10%며 내년 2월28일 상환 예정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