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야권 후보단일화 협상은 정치쇄신이 아니라 정치의 후퇴”라며 “다시는 이런 ‘이벤트’가 나오면 안된다”고 22일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주최 초청 토론회에서 ‘야권 후보단일화 협상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비판하며 “정치의 본질은 민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일화에 매몰되다 보니 정책과 인물 검증이 실종되다시피 했다”며 “대선이 27일 남았는데 아직도 야당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단일화 과정을 보면 대의보다는 누가 더 유리한가라는 권력게임일 뿐이라는 생각”이라며 “지난 단일화도 실패했고 결과적으로 국정 혼란을 줬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문재인 민주통합당·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중 누가 더 쉬운 상대가 될 것인가는 별로 생각하지도 않았고 관심을 두지도 않았다”며 “실망스러운 모습을 요즘 많이 보고 있다”고 거듭 비판했다.

문 후보에 대해 “자신이 몸담았던 정권에서 대통령의 최측근에서 보좌했던 분이라면 그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노무현 정권에서 추진했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대해 지금은 반대를 하며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또 “그 정권 때 대학등록금이 제일 많이 올랐다”며 “지금 와서 새누리당에 책임을 지라고 하고, 반값등록금을 주장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안 후보에 대해선 “현실 비판을 많이 하는데 해결책에 대해서는 ‘국민께 물어봐야 한다’라고 한다”며 “민생 위기와 세계적 위기 상황에서 국민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야권 단일화에 대한 ‘맞대응 카드’에 대해선 “특별하고 기발한 대응전략은 없다”며 “어떤 정치공학도 진심을 넘어설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23일 대구·경북을 방문해 비례대표 사퇴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호남총리 러닝메이트’ 지명 등에 대해 곧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한 뒤 이회창 전 선진통일당 대표에 대해 “많이 도와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박근혜식 경제민주화’를 정의해 달라는 질문에 그는 “상생을 바탕으로 실천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며 “겉으론 약해 보일진 몰라도 내용적으로는 가장 강력한 파괴력을 갖고 있다고 전문가들이 평가했다”고 답했다.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거듭 정수장학회에 요청하겠다. 지금도 저는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한편 박 후보의 야권 후보단일화 대응 TV토론은 26일 밤 11시15분께로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