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입장 밝히겠다"..최필립 퇴진 요구할 지 주목
`DJ 국정철학 토론회' 참석..준비된 지도자론으로 통합행보 가속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17일 `김대중(DJ) 껴안기'로 국민대통합 행보의 속도를 높인 가운데, 자신이 직면한 최대 난제인 정수장학회 해법에서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나서 주목된다.

박 후보는 이날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대한민국의 미래' 토론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에게 정수장학회 논란에 대해 "조만간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의 퇴진 외에는 탈출구가 없는 꽉 막힌 상황을 자신이 직접 나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적극적 의지로 받아들이고 있다.

자신의 지지율 하락을 초래했던 `과거사 프레임'을 털어버리고 63일 남은 12월 대선까지 `국민대통합과 쇄신'을 기치로 직진하겠다는 뜻이 실렸다는 것이다.

정수장학회의 언론사 지분매각 논란으로 재점화된 이번 사안에 대해 그는 지난 이틀간 "정수장학회 문제는 저도 관계가 없다"며 기존의 입장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가 밝힐 입장에 대해서는 추측이 분분하지만, 과거사 논란때와 마찬가지로 그가 `불개입'에서 빠져나와 전향적인 입장을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그가 직접 최필립 이사장의 퇴진 등을 요구할 지가 주목된다.

박 후보는 지난 9월 언론인터뷰에서 정수장학회 논란에 대해 "장학회와 이사진의 순수한 취지가 훼손되고 있으니 이사진이 잘 판단해줬으면 하는 게 개인 바람"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주변에서는 이 발언이 최 이사장에 대한 완곡한 사퇴 요구이며, 지금도 같은 입장일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그는 정수장학회 문제에 실제 간여하지 않고 있는 현실, 정수장학회 문제에 이런저런 언급을 했을 때 예상되는 야당의 공세를 감안해 `속내'를 적극적으로 드러내지 못할 뿐이라는 것이다.

이날도 박 후보 주변에서는 최 이사장의 퇴진 요구가 빗발쳤다.

당 대선기구인 국민대통합위의 한광옥 수석부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 이사장을 비롯한 이사진과 특히 (최 이사장) 그 분이 박 후보가 오해의 시선을 받지 않도록 (자진사퇴) 결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도 "이사장이 자진사퇴하고 객관적이거나 중립적인 분을 이사로 선임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라고 가세했다.

중앙선대위 심재철 부위원장도 이날 "국가 누란의 위기에서 국가를 살리기 위한 봉사를 한 분께 부탁드리고자 한다"며 "국가발전을 위해 최 이사장이 사퇴할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용갑 당 상임고문은 더 나아가 "박 후보가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며 "(최 이사장에 대해) 강하게 사퇴할 것을 종용해야 한다"며 직접 나설 것을 요구했다.

한편 박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준비된 대통령' 이미지와 IMF(국제통화기금) 사태를 극복한 국정운영능력을 부각시키며, 호남을 향해 화해의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 2004년 당대표로 김 전 대통령을 방문했을 때의 일화를 회고, "당시 제가 `아버지 시절 고생하신 것에 대해 딸로서 사과드린다'고 말씀드리자 `그런 말을 해줘서 고맙다.

아버지가 국민에게 하면 된다는 자심감을 심어준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는데 그 말을 듣고 저도 감회가 새로웠다"고 말했다.

또 "김 전 대통령은 `동서화합이 중요하고 여기서 실패하면 다른 것도 성공하지 못한다'고 하면서 `내가 못한 것을 박 대표가 하라'며 `미안하지만 수고해달라'고 했는데 이제는 제가 그 말에 보답해야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 길은 동서가 화합하고 민주화와 산업화 세력이 화합하고 지역간 갈등과 반목을 없애는 것"이라면서 "김 전 대통령이 경제통합으로 위기를 극복했듯, 저도 국민통합으로 위기를 극복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quint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