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국빈 방문 중인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과 9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통상·투자, 자원·에너지, 인프라·건설 등 개발 협력과 문화·인적 교류 등 두 나라 간 실질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또 한·미얀마 투자보장협정을 체결하기로 하고, 이 협상의 개시를 선언했다.

지난 8일 방한한 세인 대통령은 전경련 등 경제4단체장 주최 오찬 등에서 양국 간 통상·투자 확대 방안을 논의했고, 새마을운동 중앙연수원도 방문했다. 세인 대통령은 군부 출신이지만 지난 3월 취임 후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의 미국 방문을 허용하는 등 유화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세인 대통령의 방한을 통해 최근 강화되고 있는 한·미얀마 우호협력 관계가 더욱 심화 발전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도 지난 5월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1983년 북한의 ‘아웅산 테러’ 사건 이후 29년 만에 미얀마를 국빈방문했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세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어 1975년 수교 이래 유지돼 온 양국 간 우호협력관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한국의 개발·발전 경험을 미얀마와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이 북한의 테러 위협 등 경호상의 위험을 무릅쓰고 미얀마를 전격 방문했던 것은 동남아의 마지막 미개척지로 남은 미얀마의 경제적 가치가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미얀마는 최근 경제분야 대외개방 및 민주화 바람과 맞물려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면서 국내 기업들의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원유, 천연가스, 철광석, 우라늄, 니켈, 아연, 목재에 희토류를 포함한 희귀 자원까지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로 한국과 자원개발과 관련된 협력이 기대된다.

또 에야워디 강과 탕르윈 강은 수력자원과 수산자원 개발을 위한 잠재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신정부 출범을 계기로 적극적인 민주화, 개방·개혁 조치가 단행되면서 국제사회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방문한 데 이어 영국 프랑스 캐나다 등 서방 세계 외교장관들이 속속 미얀마를 찾아 협력을 타진했었다.

미얀마는 한반도의 3배 크기로, 수도는 네피도이다. 1인당 국내총생산은 2011년 기준 832달러이며, 인구는 6240만명이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