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 취임 후 첫 양국 정상회담

이명박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북한 핵문제와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남-북-러 가스관 사업을 비롯한 극동 시베리아 개발이 남북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안정을 위해 공동 노력키로 했다.

이번 회담은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진 것으로, 양국 정상은 50분간 명태 어획량 확대와 같은 수산업 분야 협력에 대해서도 긴밀히 논의했다.

하지만, 최근 일본이 동북아에서 일으키는 영토분쟁에 대한 대화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북핵 문제 해결이 남-북-러 가스관과 철도, 송전관 사업, 극동 시베리아 개발을 위한 양국 간 경제협력 강화에도 긴요하다"면서 "북핵 문제를 해결해가는 데 한국과 러시아 긴밀히 협력해 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어느 시점에 가면 결심해야 할 때가 올 것이고, 지금부터 다자간 협력을 하면 그 해결이 빨리 될 수도 있다.

따라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거듭 협력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결심'은 북한 비핵화를 언급한 것으로, 푸틴 대통령도 "한반도의 안정에 러시아도 매우 관심이 크다.

공동 노력을 하자"며 공감을 표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수산물 가공시설에 대한 우리나라의 투자를 요청하면서 극동 태평양 지역에 현재 4만t으로 묶여 있는 명태를 비롯한 수산물 어획량 확대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이번 회담은 푸틴 대통령이 세 번째로 대통령에 취임하고 나서 첫 양국간 회담이다.

지난 2004년 대통령에 재선된 뒤 2008년 총리를 지내다 푸틴 대통령은 올해 5월 대통령에 다시 취임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10년 9월 러시아 야로슬라블에서 열린 세계정책포럼 참석을 계기로 당시 총리인 푸틴 대통령과 면담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들어가기 전 푸틴 대통령에게 "다시 만나 반갑다.

20년 만에 블라디보스토크에 왔다"면서 "블라디보스토크에 큰 변화가 있었다.

특히 러시아가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현대건설 재직 시절 남-북-러 가스관 연결 사업을 위해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했던 사실을 언급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세계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양국이 앞으로 경제 분야에서 더 발전할 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면서 "앞으로 기업들의 투자 액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 체결한 사증면제협정이 양국 교류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양국 투자와 기업인들의 왕래가 늘려면, 이번 기회에 사회보장협정도 조속히 체결돼야 한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양국 간 경제교류 뿐만 아니라 동북아 평화를 위해서도 양국 간 관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한국은 아시아에서 중국, 일본에 이어 러시아의 제3 교역국"이라면서 "지금은 교역량이 250억 달러에 이르며, 작년에는 전년도에 비해 40%가 늘었다"고 양국 관계를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아직 서로간의 투자액이 부족하다"며 협력 증진의 필요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자동차, 에너지, 교통, 어업 등에서 양국 관계가 잘 발전하고 있다"면서 "최근 정치 대화에서도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앞으로 양국관계 발전의 전망이 좋다"고 내다봤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을 공식 초청했으며, 푸틴 대통령도 "적절한 시기에 방한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8∼9일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차 전날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다.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종우 안용수 기자 jongwoo@yna.co.kraayyss@yna.co.kr